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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에 무게…공격은 과감”
“골을 노리기보다 제 앞의 선수들에게 도움을 주는 게 제 역할입니다.”“수비도 제가 책임질 부분이 큽니다. 많이 신경 쓸 생각이에요.”
“그러나 공격 나가야 할 때는 과감히 나갈 겁니다.”
기성용(21·셀틱·사진)이 7일(한국시간) 올림피아파크 스타디움에서 있었던 셋째 날 훈련에 앞서 이 같이 말했다.
판에 박힌 인터뷰 같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기성용의 멘트 하나하나에 그리스 전을 상대해야 할 허정무 감독의 복안이 엿보인다.
바로 ‘안정된 수비’가 우선이라는 점이다. 너무나도 당연한 진리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 또한 사실이다.
남아공으로 오기 전 만난 축구 전문가는 “기성용과 김정우 모두 공격 지향적인 미드필더들이다. 김정우가 수비력이 좋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상은 상당히 공격 성향이 강하다. 기성용은 두말할 것도 없다. 이 둘이 너무 위로 올라가지 않고 1차 저지선을 얼마나 안정되게 형성할 수 있느냐에 한국의 16강이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기성용과 김정우에게 1차 임무는 안정된 수비라는 점을 잊지 말라고 늘 주지시킬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기성용의 말을 들어보니 코칭스태프가 이미 이 부분에 대해 많은 주문을 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1차적으로 상대 미드필더들과 끊임없이 부딪혀 중원을 장악하고 역습 시 칼날 패스 한 방으로 상대를 무너뜨리는 역할을 허 감독은 기대하고 있다. 기성용은 “그리스 전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다. 제 역할에 충실할 생각이다. 무리하지 않고 큰 흐름을 따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허 감독은 “기성용이 처음 합류했을 때보다 많이 좋아졌다”고 칭찬했다.
루스텐버그(남아공)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