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석기자의 “여기는 남아공”] 낮경기에 맥 못추는 그리스, 한국 첫승 빛이 보인다

입력 2010-06-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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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한국시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러스텐버그의 올림피아 파크 경기장에 한국대표팀 선수들이 스피드 경기 훈련을 하고 있다.

7일 오후(한국시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러스텐버그의 올림피아 파크 경기장에 한국대표팀 선수들이 스피드 경기 훈련을 하고 있다.

그리스 리그 밤에만 경기…선수들 적응애로

1차전 낮1시30분 킥오프…허정무호 청신호그리스대표팀이 8일(이하 현지시간) 훈련 시간 조정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남아공월드컵 첫 경기 한국전 대비에 돌입했다. 그리스는 오후 1시30분 더반에 위치한 노스우드 고등학교에서 훈련했다. 그리스 한 기자는 “앞으로 이틀 동안 같은 시간에 훈련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그리스 오토 레하겔 감독은 선수들의 신체리듬을 한국전에 맞추기 위해 훈련 시간을 대거 앞당겼다. 전날까지는 오후 5시에 훈련했다. 한국-그리스전은 포트엘리자베스에서 12일 오후 1시30분에 열려 선수들에게 적응할 시간을 충분히 줘야 한다고 판단한 듯 하다.

남아공이 겨울로 접어들고 있긴 하지만 더반은 한국의 초가을 날씨다. 한 낮에는 섭씨 30도 가까이 올라가지만 밤이 되면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등 일교차가 심하다. 낮 1시30분에 훈련하는 선수들은 가장 무더운 시간에 그라운드를 밟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하겔 감독은 계속해서 낮에 훈련하며 한국전을 대비하기로 결정했다.

레하겔 감독이 일찌감치 훈련 시간을 경기 시작 시간에 맞춰 실시하기로 한 이유는 그리스 선수들이 낮 경기에 약하기 때문이다.

그리스의 주득점원 요르고스 사마라스(셀틱)는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뛸 당시 “낮 경기가 익숙하지 않아 매우 힘들다”고 고충을 털어놓은 바 있다.

그리스 선수들이 낮 경기에 익숙하지 않은 원인은 자국 프로리그 경기 시간에 있다.



그리스 프로리그는 낮에 경기를 하지 않는다. 그리스가 지중해에 위치해 연중 기온이 높은 탓도 있지만 TV 생중계를 위해 대부분 해가 진 뒤 경기를 한다. 주말에도 가장 빠른 경기 시작 시간이 오후 5시30분이다. 때문에 선수들이 낮 경기를 치러본 경험이 적어 신체리듬을 맞추기가 어렵다는 게 그리스 기자들의 설명이었다.

또한 그리스 인기 팀들이 낮 경기를 하지 않는 탓도 있다. 리그 차원에서 중계방송과 관중 동원을 고려해 인기 팀 경기는 오후 7시 이후에 스케줄을 잡는다. 그리스대표팀에 핵심멤버들이 소속된 파나티나이코스, 올림피아코스 등이 이에 해당된다. 해외파 선수들 또한 대부분 파나티나이코스나 올림피아코스 등에서 활약하다 이적했다. 그렇기 때문에 낮 경기에 약점을 가지고 있다.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는 레하겔 감독은 한국전까지 선수들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뜨거운 태양 아래서 반복 훈련을 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더반(남아공) |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twitter.com/sportsdonga
사진 |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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