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敵은 우리 안에…”시름의 ‘유럽 빅4’

입력 2010-06-23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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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伊-獨 내분 격화… 잉글랜드는 다소 진정
조별리그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유럽 ‘빅4’ 국가들의 내홍이 좀처럼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조별리그 1차전 후 터진 분란이 다시 2차전 부진으로 이어지면서 갈등이 더욱 심해지는 형국이다.

갈등의 골이 가장 깊은 곳은 프랑스. 니콜라 아넬카의 항명과 퇴출, 선수단 훈련 거부 사태가 이어지면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까지 대표팀 관계자들을 만나 사태 수습을 당부하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오히려 골이 더욱 깊어지는 양상이다. 레몽 도메네크 감독은 남아공과의 A조 조별리그 3차전을 하루 앞둔 21일 홀로 공식 기자회견에 나와 일부 선수의 남아공전 불참 가능성을 언급했다. 실제로 22일 프랑스 3차전 선발 명단에는 주장 파트리스 에브라(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포함해 멕시코와의 2차전 때 선발 출전했던 선수 중 6명이 빠졌다. AP, AFP통신은 이날 에브라가 선수들의 훈련 거부 사태를 이끈 사실을 언급해 도메네크 감독과 일부 선수 간의 갈등 때문에 남아공전 엔트리에 큰 변화가 있었음을 암시했다.

프랑스는 자중지란이 계속되면서 대표팀 스폰서마저 끊길 위기에 처했다. 프랑스 국민의 대표팀에 대한 반감이 높아지자 대표팀을 지원하는 후원사들이 광고 중단에 이미 나섰거나 고려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최대 은행 중 하나인 ‘크레디 아그리콜’은 축구 대표팀 관련 TV 광고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패스트푸드 업체 ‘퀵’도 아넬카를 모델로 내세운 광고를 더는 내보내지 않기로 했다.

2무로 탈락 위기에 몰린 이탈리아와, 세르비아에 일격을 당한 독일의 내홍도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탈리아의 신예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는 20일 뉴질랜드전(1-1 무) 후 마르첼로 리피 감독의 선수기용 방식에 불만을 제기했다. 독일의 영웅 프란츠 베켄바워는 전차군단의 루카스 포돌스키를 겨냥해 “욕심이 지나치고 이기적이었다”고 비판했다.

잉글랜드의 내분은 다소 진정되고 있다. 20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파비오 카펠로 감독에 대한 팀 내부의 불만을 폭로했던 존 테리가 사과의 뜻을 전한 것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테리는 “아주 큰 실수”라며 분노를 감추지 않았던 카펠로 감독에게 “감독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너무 극단적이었다”고 말했다.

유럽 ‘빅4’ 국가들의 내홍이 월드컵에서 어떤 성적으로 나타날지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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