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서울시청광장에서 열린 남아공월드컵 선수단 환영 국민대축제에 참석한 기성용.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대표팀 귀국편 스튜어디스 허감독 둘째딸 탑승
유쾌하고 당당한 도전을 통해 사상 첫 원정 16강을 달성한 대표팀은 28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출발해 홍콩을 경유, 국적기 아시아나항공으로 갈아타고 오후 5시50분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흥미로운 것은 허정무 대표팀 감독의 둘째 딸 허은(27) 씨가 이 비행기에 동승했다는 사실이다. 승객이 아닌 승무원으로 말이다. 허은 씨는 아시아나항공 승무원이다. 아버지의 귀국을 축하하기 위해 비행 스케줄을 미리 조정해 이 비행기에 탑승했다. 승무원들은 자신에게 할당된 스케줄에 큰 차질이 없을 경우 미리 신청하면 비행 스케줄을 조정할 수 있다.
비행기에 탑승하는 손님들의 티켓을 확인하는 보딩 서비스는 일반적으로 퍼스트나 비즈니스 클래스를 서빙하는 승무원들이 담당하는데, 이날만은 특별히 승무원 가운데 막내 격인 허 감독의 딸이 직접 담당했다고.
한 달여 만에 귀국행 비행기에서 사랑스런 딸의 얼굴을 본 허 감독은 그간의 피로와 긴장이 눈 녹듯이 사라졌을 듯하다.
아시아나항공에서는 3시간 남짓한 홍콩-인천 구간이지만 대표팀이 좀 더 편안하게 올 수 있도록 기존에 운항하던 A330기종(총290석) 대신 대형기종인 B747(총359석)기를 투입했다.
선수단은 비행기 2층에 마련된 비즈니스석과 이코노미석을 이용했다.
대표팀 선수들은 홍콩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기내에서 어떤 시간을 가졌을까? 선수들은 비상구 열 앞쪽 공간에서 16강 진출 축하 메시지가 새겨진 축하 케이크과 샴페인으로 그들만의 조촐한 축하 행사를 가졌다. 케이크 커팅은 주장 박지성이 담당했다.
선수단을 위해 마련된 특별한 서비스도 누렸다. 원래 인천-홍콩 구간은 기내에서 라면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지만, 식사량이 많은 선수들은 식사 외에도 라면을 17개나 서비스 받았다.
장기간 더운 나라에서 경기와 훈련으로 지친 선수들의 피로 회복을 위해 특별히 제공된 마스크팩(Mask Pack) 서비스도 받았다.
그렇다면 함께 비행한 승무원들에게 가장 인기를 끈 선수는 누구였을까? 바로 기성용이다. 대표팀 선수들 가운데 실물이 가장 잘생겼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후문이다.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