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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문 코치 제구력 특훈에 약점 극복
삼성전 7이닝 1실점…시즌 3승 꿀꺽
제주관광고 3학년이던 2007년 4월 대통령배전국대회 순천 효천고전. 그는 15년만에 노히트노런이란 대기록을 만들어내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러나 대기록이 프로지명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결국 이듬해 계약금 없이 신고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큰 목표가 없었던 2군 생활 첫해가 끝나갈 무렵. 주변에선 그의 장래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기 시작했다. 지난해 허리 통증으로 한달 반 가량 볼을 만지지 못했을 때 이런 평가는 더 커졌다. 하지만 2008년 말 2군 감독으로 부임한 양상문 현 1군 투수코치를 만난 건 행운이었다. 그가 볼을 자연스럽게 때리는 모습에 가능성을 찾은 양상문 당시 2군 감독은 약점으로 지적됐던 제구력을 다듬을 수 있도록 조언했고, 이 노력은 뒤늦게 빛을 발하고 있다.
또 다른 감동적인 ‘신고선수 신화’로 보기에 부족함이 없다. 조정훈, 손민한 등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선배 투수들의 공백을 메움은 물론이고, 이제는 거인 마운드를 책임질 차세대 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롯데 영건 김수완(21·사진)이 또 한번 큰일을 해냈다. 11일 사직 삼성전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27타자를 맞아 6안타(1홈런 포함) 2볼넷 7삼진,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시즌 8번째, 선발로는 5번째 등판만에 벌써 3승째. 패는 단 한번도 없다. 방어율은 3.31. 직구 위주의 피칭을 하다 위기 땐 주무기로 불리는 포크볼을 던져 효과적인 피칭으로 연결했다.
양상문 투수코치는 “볼이 낮게 제구된 게 제일 돋보였다. 평소 조금 부족함이 있었던 몸쪽 제구까지 완벽에 가까웠다”고 칭찬했다.
김수완은 “아직 내가 사인을 내면서 던질 정도의 실력은 아니기 때문에 (강)민호 형의 리드를 믿고 던졌다”면서 “덕분에 1실점으로 잘 막았다고 생각한다”고 시즌 3승의 공을 선배 포수인 강민호에게 돌렸다. “대호 형을 비롯해 타선이 도와준 게 큰 힘이 됐다”는 그는 “선발투수로서 많은 이닝을 던지는 게 나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개인 성적보다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사직|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