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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변이 없는 한 SK가 페넌트레이스 1위로 골인할 것이라는 게 야구계 대부분의 시각이다. 그러나 당사자인 SK 김성근(사진) 감독은 이에 대해 11일 문학 LG전을 앞두고 “장담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기자들이 ‘엄살 아니냐’는 표정을 짓자 김 감독은 “물론 숫자상으로는 우리가 유리하다. 겁이 나고 안 나고의 차원이 아니다. 1995년을 봐라. 자칫 허점을 보이면 끝이라는 뜻이다”고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1995년 LG는 8월 27일까지 2위 OB에 6게임차나 앞서 있었다. 그러나 OB가 막판 14경기에서 12승2패의 놀라운 승률을 올리며 LG에 0.5게임차로 뒤집기에 성공,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는 기적을 썼다. 김성근 감독은 이를 떠올린 것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SK는 100경기를 치러 66승34패(승률 0.660)을 기록 중이었다. 2위 삼성은 104경기를 소화한 가운데 62승41패1무(승률 0.596), 6게임차였다. SK는 삼성보다 4경기가 더 남아있어 유리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김 감독은 “현재 삼성과 4승차밖에 안 난다. 우리가 4∼5연패하면 끝이다. 15게임 정도 남겨둔 시점이라면 윤곽이 나오겠지만 삼성도, 두산도 1위 찬스가 없는 건 아니다. 경기가 많이 남았다고 유리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은 새 용병이 들어와 플러스 요인이 있지만 우리는 없지 않느냐. 경기수가 적게 남으면 일정이 띄엄띄엄 편성되기 때문에 좋은 투수로만 밀어붙일 수 있다”며 삼성의 상승세를 경계했다. “SK도 LG와 트레이드한 건 플러스 요인 아니냐”는 질문에 김 감독은 “다 다쳤잖아”라며 부상 중인 안치용과 권용관을 지목했다.
김 감독은 SK의 1위 확정승수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그는 “이제 90승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삼성이 남은 29경기에서 28승을 올리기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 그는 “삼성이 잘한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86승 정도면 1위가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계산했다.
문학|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