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스포츠동아 DB]
“한미리그 떠난 대단한 기록” 극찬
이대호의 연속경기 홈런 신기록은 어쩌면 추신수(사진)가 없었더라면 탄생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추신수 스스로 털어놓듯이 이대호를 야구로 끌어들인 장본인이 추신수 자신이기 때문이다. 이대호와 추신수는 부산 동향 출신이다. 추신수는 야구를 막 시작한 일곱 살 무렵의 이대호를 떠올렸는데 당시 이대호는 어떤 운동도 해본 적이 없었다. 추신수는 이대호와 동갑이었지만 친구의 덩치가 워낙 커서 처음에는 7세가 아니라 15세처럼 보였다고 농담을 섞어 기억했다.
고교 시절, 두 친구는 각각 라이벌 학교로 진학했다. 둘 다 투수이면서 타격에도 재능을 발휘했다. 추신수는 당시 어느 한 게임을 회고했는데 그 경기에서 타자 추신수가 투수 이대호를 상대로 홈런을 쳐냈다. 이어 그 직후 다음 이닝에서 투수 추신수가 타자 이대호에게 홈런을 맞았다.
세월이 흘러서도 추신수와 이대호는 인연을 이어갔다. 그리고 두 친구는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대표팀 엔트리에 포함돼 함께 뛰게 됐다. 둘은 약 한 달 전까지도 전화로 안부를 주고 받았다. 그러나 한국과 미국의 시차가 다르고, 각각 게임 스케줄에 차이가 나다보니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지는 못했다. 그러나 여전히 둘은 좋은 친구사이다.
추신수는 올 시즌 이대호의 타격 기록을 살펴봤다고 말했다. 기록에서 이대호가 한국 프로야구 홈런 1위인 38홈런을 치면서도 높은 타율을 유지하고 있는 사실에 추신수는 감탄했다. 파워히터가 타율까지 높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이 숫자는 이대호가 만능 슬러거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한국 프로야구가 메이저리그와 비교되는 것이 타당한지를 두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이에 추신수는 말한다. “이대호의 홈런 기록은 그 자체로 인상적이다. 어떤 수준의 어떤 리그에서 나왔든 대단한 기록이다. 이대호의 9연속경기 홈런은 켄 그리피 주니어와 돈 매팅리, 대일 롱이 공유한 메이저리그 기록(8연속경기 홈런)을 능가한다.”
○추신수 3연속경기 안타행진
한편 추신수는 16일(한국시간) 시애틀과의 홈경기에 3번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1안타 1볼넷(고의4구)을 기록, 3연속경기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추신수는 삼진만 3개를 당했으나 6회에 중전안타를 쳐냈고, 고의4구로 출루한 7회에는 후속타자 트래비스 해프너의 만루홈런 때 득점을 추가했다. 추신수는 시즌 타율 0.290을 유지했다. 클리블랜드가 9-1로 승리. 또 추신수는 4회 수비 때 호세 로페스의 플라이를 잡아 1루에 노바운드로 정확히 송구, 귀루하던 1루주자 러셀 브래년을 잡아내 더블 플레이를 완성했다. 이로써 시즌 10호 보살을 기록한 추신수는 아메리칸리그 외야수 보살 순위에서 호세 바티스타(토론토)와 함께 공동 1위를 달렸다.
앤서니 카스트로빈스는?
1년 내내 클리블랜드와 함께 하고 있는 MLB.com 소속 담당기자다. 스토브리그와 스프링캠프부터 출발해 개막 후에는 홈·원정경기를 가리지 않고 클리블랜드의 162전게임을 모두 현장에서 취재하며 바로 곁에서 추신수를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