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희. MBC 방송캡쳐
정선희는 30일 밤 방송한 MBC ‘놀러와-뜨거운 친구들’에 출연해 본인이 랭킹 주제를 정하는 코너에서 ‘날 웃게해 준 사람 BEST3’로 1위 가족, 2위 동료, 3위 라디오를 꼽았다.
정선희는 가족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던 중 “아버지 빚을 갚으려 내가 계략을 갖고 그 일을 꾸몄다는 소문을 들었을 때 아버지께 너무 죄송해서 미치겠더라. 사실이 아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결혼 3년 전, 사업 상황이 안좋으셨던 아버지를 도울 기회가 있어 갚아드리고 라디오를 통해 자랑했는데 그게 잘못이었다. 더 문제는 없다. 평생 엄했던 아버지는 ‘내가 힘 있는 사람이라면 너를 보호해줄 수 있을텐데…’라며 눈물을 보이신다. 최근에는 위암 수술을 받으셨다. 늘 강하고 의연한 어머니는 최근 지병이 돋아 재수술을 받으셨다. 뼈가 시릴 정도의 아픔이 부모님 몸으로 가고 있었다. 내가 부모님께 무슨 짓을 했나. 난 내가 선택한 삶이었지만, 가족은 상관없이 뭇매를 맞고 있다.”
정선희는 옆에서 지켜준 동료들에 대해서도 고마움을 전했다.
“그 일이 생긴 후 혼자 집에 있으면 안될 때가 있었다. 몇개월간은 이 말 못할 비극이 나에게 있는지 세상이 무섭고 원망스러웠다. 그때 많은 동료들이 나만큼이나 안타까워하며 와주었다. 특히 이경실 언니는 (나를 보호하느라) 안져도 되야 할 부분을 짊어졌다. 지금 내 삶이 온전히 민폐 덩어리다. 시간의 흐름에 맡기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다는 것을 가장 많이 느낀다.”
그는 세상을 떠난 남편 故 안재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선희는 “저는 짧은 시간 동안 너무나 사랑했다. 그것을 이야기하면 다른 각도로 다 헤집어져서 내가 지키고 싶은 것들이 안남았다”며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정선희는 매일 진행하고 있는 라디오로 세상과 조금씩 소통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넷을 보면 사람을 잃은 사람에 대한 인격적이 모독이 정말 많았다. 막상 이야기를 하려면 어디서부터 해야할지 모르겠더라. 지금도 마찬가지다. 어느 순간 내가 무서운 사람이 되어 있었다. 내가 세상에 이야기를 안내놓으니 소문이 사실처럼 무게가 실려버렸다. 그 혼란 속에서 라디오를 하루하루 해나가고 있다. 청취자분들이 게시판으로 말을 건네주시거나 라디오 부스로 먹거리를 보내주실 때, 아~ 오늘도 한 분이 친구가 됐구나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친구를 만들어가며 오늘을 살아갈 힘을 얻는다.”
한편 지난주에 이어 방송된 ‘놀러와-37.5℃ 뜨거운 친구들’편은 정선희를 비롯 이경실, 이성미, 김제동, 김영철, 김효진 등이 출연했다.
이유나 동아닷컴 기자 lyn@dogn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