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 ‘마!’ 함성에 ‘왜?’ 응수…장군멍군 응원전

입력 2010-10-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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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치열한 전투는 그라운드 안에서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다. 치밀한 상대분석과 대응책 논의 등은 양팀 응원단에게도 마찬가지다. 하얗게 지새운 응원단의 밤 덕분에 가을잔치는 더 흥이 난다.잠실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가을야구의 치열한 경쟁은 장외에서도 뜨겁다. 두산과 롯데의 준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양팀 응원단은 재치 넘치는 아이디어로 명승부를 펼쳤다.

롯데를 제외한 7개팀 투수들이 가장 괴로워하는 것 중 하나가 견제구를 던질 때마다 관중석에서 쏟아지는 “마!” 함성이다. 두산은 준PO를 앞두고 ‘마’에 대응하기 위해 ‘왜?’를 준비했다. 롯데가 “마!”를 외치면 곧장 “왜?”로 받아치자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롯데는 더 치밀했다. 1차전. 두산 투수들이 견제구를 던지자 어김없이 “마!”가 터졌다. 두산 응원단은 기다렸단 듯 한 목소리로 “왜?”라고 응수했다. 승리를 자축하려던 순간, 롯데 관중석에선 신인그룹 미쓰에이의 히트곡 ‘배드걸 굿걸’의 하이라이트 “Shut up boy∼ Shut up boy∼ Shut up boy∼”가 터져 나왔다. 말 그대로 ‘입 닫아.’ 짧지만 강한 역공에 두산 응원단은 무릎을 꿇었다. 롯데 응원단 조지훈 단장은 “포스트시즌을 대비해 주고받는 응원이 더 많은 재미를 줄 수 있을 것 같아 준비했다. 상대 투수의 기를 꺾는 효과도 대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두산도 2차전 설욕을 준비했다.

1차전 직후 밤샘 난상토론 끝에 “Shut up boy”에 대항할 결정구를 가다듬었다. 2차전, 또다시 “마!”, “왜?”, “Shut up boy”의 함성이 이어졌다. 이어 두산 응원석에서 이효리의 ‘치티치티뱅뱅’ 도입부 “너의 말이 그냥 그냥, 나는 나는 웃긴다”가 터져 나왔다. 두산 오종학 응원단장은 “1차전 패배를 인정하고 2차전에서는 ‘질 수 없다, 어떻게 설욕할까’ 고심하다 ‘쿨’하게 받으며 마무리하자는 뜻에서 이 곡을 택했다. 생각보다 관중의 반응이 뜨거워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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