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맞수!…현대-삼성 138분 대혈투

입력 2011-02-14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현대캐피탈 문성민(맨 오른쪽)이 13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상대 블로커를 앞에 두고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역대 한경기 최장시간…문성민 31점
현대캐피탈,‘천적’ 삼성화재에 첫 승
소문난 잔칫상을 빛낸 주인공은 문성민(현대캐피탈)이었다. 13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0∼2011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경기. 문성민은 삼성화재와의 원정에서 풀세트 맹활약을 펼치며 현대캐피탈의 3-2 짜릿한 승리를 진두지휘했다.

이날 경기는 138분간 벌어져 역대 한 경기 최장시간 기록으로 남았다. 이전 기록은 2009년 11월8일 대한항공과 우리캐피탈의 136분. 올 시즌부터 한국배구연맹(KOVO)은 세트 중간 휴식 타임을 제외한 순수 경기 시간만을 총 경기 시간으로 집계하고 있다. 두 팀의 대결은 항상 V리그 최대 빅뱅으로 꼽혀왔지만 그동안 삼성화재가 자주 웃었다.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이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오랜만에 라이벌전다운 경기를 했다”고 평가할 정도로 스트레스가 심했다. 올 시즌만 해도 현대캐피탈은 유독 삼성화재에 약했다. 3라운드까지 3전 전패. 이날 경기 전까지 현대캐피탈은 역대 통산 전적에서도 13승27패로 저조한 승률을 보였다. 그래서인지 코트에 들어선 현대캐피탈 선수들의 표정은 다부졌다.

특히 팀 내 최고 스타인 문성민의 눈빛은 매서웠다. 라이트 문성민의 파괴력은 초반부터 빛을 발했다. 1세트 8득점을 하며 듀스 접전을 이끈 문성민은 2세트에서도 역시 8득점을 했다. 3세트에서 4득점으로 저조했지만 4세트에서 블로킹 2개를 비롯해 역시 8득점을 챙겼다.

트리플크라운 달성 시점은 양 팀이 팽팽히 맞선 4세트 6-6 상황에서 나왔다. 박철우의 오픈 공격을 멋진 블로킹으로 막아낸 문성민은 힘차게 포효하며 기쁨을 표했다. 체육관 본부석 오른쪽 스탠드를 채운 현대캐피탈 원정 팬들도 큰 함성을 지르며 문성민의 생애 첫 트리플크라운(후위공격 10점·블로킹 3점·서브 3점)을 축하했다.

국내 선수가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것은 2009년 11월12일 대한항공 김학민이 KEPCO45전에서 올린 이후 15개월 만의 일이었다. 역대 남자부 트리플크라운은 30차례 나왔고, 올 시즌에는 5번째다.

총 31득점을 한 문성민은 “그동안 삼성화재와 라이벌전에서 항상 어려움을 겪는 ‘징크스 아닌 징크스’가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박)철우 형이 우리 팀에서 뛰던 과거의 이야기다. 오늘로 징크스는 막을 내렸다. 5라운드에서 다시 만나도 잘할 수 있다”고 주먹을 쥐어보였다. 트리플크라운 달성에 대해서는 “내가 했는지 안 했는지 경기 끝날 때까지 몰랐다”고 말했다.

그만큼 힘든경기였다. 김호철 감독은 “선수들 모두가 이기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외국인 선수 소토의 플레이가 좋지 않아 당분간 문성민이 라이트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용병 공격수 가빈이 42득점(공격성공률 44.58%)을 했지만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대전|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