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은의 현장리포트] 괴물 빅매치…류현진 〉 김광현

입력 2011-03-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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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류현진(왼쪽)과 SK 김광현의 선발 맞대결이 시범경기에서 성사됐다. 15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대결에서 두 투수는 자존심을 걸고 혼신의 투구를 펼쳤다.스포츠동아DB.

한화 류현진(왼쪽)과 SK 김광현의 선발 맞대결이 시범경기에서 성사됐다. 15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대결에서 두 투수는 자존심을 걸고 혼신의 투구를 펼쳤다.스포츠동아DB.

류현진 홈런 맞고도 침착 3이닝 1실점
김광현 홈런 맞은 뒤 내리 2실점 흔들
정규시즌 맞대결? 양팀감독 “글쎄…”
평일인 15일 오후 1시, 그것도 시범경기에 관중 1500여명이 몰렸다. 포스트시즌을 방불케 하는 취재진으로 대전구장 덕아웃이 북적거린 것은 물론.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두 좌완 류현진(24·한화)과 김광현(23·SK)이 처음으로 나란히 선발 마운드에 오르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의미 없는 승패, 하지만 관건은 자존심


한화 한대화 감독과 SK 김성근 감독, 그리고 두 투수는 모두 “정규 시즌이 아닌 시범경기일 뿐”이라며 큰 의미를 두지 않으려 했다. 류현진은 투구수 45개, 김광현은 4이닝을 각각 소화하는 게 목표였다. 하지만 적어도 두 선수에게는 또다른 문제가 걸려 있었다. 바로‘자존심’. 그래서인지 둘도 경기 전 라커룸으로 몸을 피한 채 조용히 등판을 준비했다.


○먼저 홈런 맞은 류현진, 김광현 홈런에 안도


초반에는 류현진의 판정패처럼 보였다. 김광현이 2회까지 삼진 3개를 잡아내며 무실점 행진을 펼친 반면 류현진은 2회 2사 후 정상호에게 볼카운트 0-3에서 한가운데 직구(140km)를 던지다 좌월 솔로포(비거리 125m)를 얻어맞았다. 하지만 평정심을 되찾은 류현진이 3회까지 침착하게 잘 막아내자 이번엔 김광현이 흔들렸다.

3회 첫 타자 나성용에게 던진 초구 슬라이더(122km)가 가운데로 높게 몰리면서 좌중월 홈런이 됐다. 다음 타자 오재필에게도 초구에 우중간 2루타를 내주면서 연이어 2실점. 이미 류현진이 예정된 투구수를 모두 소화한 터라 승부는 거기에서 끝났다.

류현진은 “그냥 볼넷으로 내보냈어야 했는데 수싸움에서 져서 홈런을 맞았다. ‘류현진 판정패’가 아니라서 솔직히 다행”이라며 웃었고, 김광현은 “적응도 잘 되고 있고 현재 컨디션은 100% 이상이다. 나는 현진이형보다 한화 타자를 잘 분석해서 정규 시즌 때 실점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정규시즌 맞대결 가능성은?


직구 최고 구속이 나란히 148km를 찍을 정도로 팽팽했던 대결. 그렇다면 조만간 정규 시즌에서 류현진과 김광현이 진짜 승부를 가릴 수 있을까. 야구계의 기대와 달리 가능성은 많지 않아 보인다.

일단 한 감독은 “불공정 게임이다. 타격과 수비에서 SK가 훨씬 강하지 않은가”라고 강조했다. ‘류현진=1승’이라는 필승 공식에 모험을 걸 수 없다는 뜻이다. 김 감독은 “입장 수입을 감독들에게 일부 나눠 준다면 생각해 보겠다”고 농담한 뒤 “문학구장에서라면 관중이 많아 좋을 것 같다”고만 했다.

물론 가장 부담이 큰 건 당사자들이다. 류현진은 “오늘 이겼어도 실제 경기에서는 부담스럽다”고 했고, 김광현은 “프로야구 흥행에 도움이 된다면 좋지만…”이라며 말끝을 흐렸으니 말이다.

[키플레이어]


○두산 라미레즈

상황=4이닝 9안타 4볼넷 5실점, 패전투수

한줄평=새 용병의 호된 신고식. 하필이면 첫 등판 상대가 롯데 타선이라니….


○롯데 홍성흔

상황=지명타자로 나서 4타수 2안타 3타점의 화끈한 화력 과시

한줄평=내 외야 수비가 웃긴다고? 나 롯데 ‘타점기계’ 홍성흔이야!


○SK 매그레인

상황=3.2이닝 3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

한줄평=연습경기에 못 미치는 시범경기 성적. 하지만 김성근 감독 마음은 사로잡은 지 오래


○한화 박정진

상황=1이닝 무안타 1탈삼진 무실점, 셋업맨으로 임무 완수

한줄평=지난해 활짝 꽃을 피운 ‘만년 유망주’, 올해는 완벽한 ‘회춘 괴물’ 예감


○KIA 박경태

상황=3이닝 1안타 4탈삼진 무실점

한줄평=컨트롤이 몰라보게 좋아졌다더니…. KIA 고민 왼손 불펜 해결사로 주목


○LG 오지환

상황=3회 이범호 중전안타성 타구 잡아 한 바퀴 돌며 1루에 멋진 송구와 깔끔한 수비

한줄평=자나 깨나 “수비 잘하게 해달라” 기도하는 열성과 피나는 훈련에 하늘도 감복했나?


○넥센 강정호

상황=유격수 겸 4번 타자로 선발출장 5타수 3안타 1타점

한줄평=슬로 스타터라는 말은 이제 내 사전에서 지웠다


○삼성 배영수

상황=선발 5이닝 10안타 2볼넷 5자책

한줄평=다양한 구종 테스트했지만 제구력 난조. 아직은 예열중? 직구구속 올라온 것이 위안
대전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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