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축구가 아름답다] 박애경 창단 1호 골…희망 쐈다

입력 2011-03-29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창단팀 스포츠토토 선수들이 28일 화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WK리그 부산 상무와의 경기에서 혼신을 다하고 있다.

스포츠토토, 상무에 1-3으로 져 2연패
예산·최상급 시설 등 뒷받침…의지 활활

고양 대교, 3-0으로 KSPO 꺾고 2연승
스포츠에는 승리보다 중요한 게 있다. 열정과 투혼이다. 국내 8번째 여자 축구 실업팀으로 공식 출범한 스포츠토토(단장 김태근)가 그렇다.

스포츠토토는 재미(Fun) 공정(Fair) 미래(Future), 3F정신을 팀 모토로 삼는다. 28일 화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IBK기업은행 2011 WK리그 2라운드. 스포츠토토는 부산 상무에게 1-3으로 졌다. 일주일 전 같은 장소에서 열린 고양 대교와의 개막전에서 0-4로 무릎을 꿇었으니 벌써 2연패.

하지만 선수들의 플레이는 칭찬받기 충분했다. 상무 권하늘에게 해트트릭(전반 17분, 32분, 후반 15분)을 내줬지만 전반 18분 박애경이 창단 1호 득점을 하는 등 선전했다.

사실 스포츠토토는 승리를 바랄 수 있는 전력이 아니다. 2월 초 창단이 결정된 뒤 공식 출범식이 열린 이달 16일까지 한 달여 만에 모든 준비를 마쳐야 했다. 모든 게 원점에서 시작됐다. 신인 드래프트가 종료돼 쓸만한 선수를 구할 수 없었고, 기존 선수들은 대부분 입단을 꺼렸다.

공개 테스트로 뽑은 선수 22명 이름값이 떨어지는 건 당연지사. K리그 대전 시티즌에서 스카우터로 활동했던 손종석 감독과 여자 국가대표 출신 이지은 코치가 그나마 알려진 인물이다.

드래프트 좌절은 기본, 2∼3년 공백기를 거친 이도 수두룩하다. 주장 완장을 찬 수비수 박미경도 서울시청에서 뛰다 최근 2년 간 운동을 그만뒀다.

그래도 스포츠토토는 행복하다. 예산 30여억 원 정도로 어느 팀 부럽지 않다. 선수들은 유명 브랜드 유니폼과 트레이닝복 등 기본 물품부터 별도 여성 생활용품까지 제공받는다. 4월 입주 예정인 충북 제천의 클럽하우스도 최상급 시설을 자랑한다.

서울 본사 직원들도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버스를 대절해 응원을 온다. 대교전에는 250여 명이, 이날은 60여 명이 열띤 서포팅을 펼쳤다.

손 감독은 “선수들 각자가 남다른 사연과 아픔을 지녔지만 ‘한 번 해보자’는 의지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했다. 스포츠는 승리보다 스토리다.

한편, 신생팀 KSPO를 3-0으로 제압한 고양 대교가 2연승으로 단독 선두를 지킨 가운데 현대제철은 서울시청과 1-1로 비겼고, 수원FMC는 충남 일화를 1-0으로 눌렀다.

화천 | 남장현 기자 (트위터 @yoshike3)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