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김상수.
롯데 이대호가 3연타석 홈런을 치고 2루를 돌 때, 허탈한 표정으로 서 있는 사진이다. 자기가 주인공도 아닌데 유독 그 사진을 마음에 둔 것은 당시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 때문이다. “제가 그때 무슨 생각했는지 아세요? ‘내가 평생 칠 홈런을 이대호 선배는 1경기에서 다 치는구나’였다니까요.” 2009년 프로야구에 데뷔한 김상수의 역대 홈런은 딱 1개다. 그것도 올해 5월8일 대구 LG전에서야 나온 것이었다. 단순통계로 김상수가 9년 걸려야 되는 것을 이대호는 하루 만에 해냈으니 한숨이 나올 법도 하다.
게다가 곁에 있던 이대호와 홈런 공동 1위(11홈런)인 팀 선배 최형우가 “작년 5월에 비하면 홈런 수가 1개 모자라다. 페이스가 좋은 것이 아니다”라고 울상(?)을 짓자 말없이 필드로 훈련하러 나가고 말았다.
대구|김영준 기자 (트위터 @matsri21)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