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이병규, 37세 타짱의 한방…킬러마저 울렸다

입력 2011-06-01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이병규. 스포츠동아DB

이병규. 스포츠동아DB

킬러 양현종 실투…선제 2점포 쾅
0.384 타격1위 제2의 전성기 활짝
“올시즌 목표는 무조건 LG 우승컵”
‘적토마의 질주’는 5월의 마지막 밤에도 계속됐다. 관우가 ‘청룡언월도’를 휘두르며 적군을 섬멸하듯, 적토마는 불꽃같은 방망이를 휘두르며 상대팀 투수들을 쓰러뜨리고 있다. 이병규(37)는 31일 잠실 KIA전에서 3번 우익수로 선발출장해 여전히 식지 않는 방망이를 자랑했다. 특히 아직은 ‘LG 킬러’의 잔영이 남아있는 KIA 선발투수 양현종을 무너뜨리는 데 선봉장이 됐다.

1회말 1사 1루. 이병규는 초구 한가운데 높은 슬라이더(시속 132km)를 잡아당겨 오른쪽 관중석에 꽂았다. 물오른 타격감을 자랑하는 이병규에게는 입맛에 딱 맞는 실투였다. ‘맏형’의 한 방이 터지자 LG의 사기는 충천했다. 2사 후 ‘좌완 상대 스페셜리스트’ 윤상균이 왼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로 화답하면서 3-0 리드를 잡았다.

그리고 3-1로 쫓긴 3회말. 2사후 타석에 들어선 이병규는 좌중간 2루타로 내달린 뒤 박용택의 우익선상 2루타에 팀의 4번째 득점을 올렸다. 5회에는 2루수 안치홍의 다이빙캐치를 뚫고 내야안타를 만들어냈다. 8회 마지막 타석에서 3루타만 쳤다면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할 뻔했으나, 아쉽게 유격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이병규는 올시즌 ‘제2의 전성기’를 열어젖히고 있다. 이날 4타수 3안타 2타점을 몰아치면서 타격과 최다안타 단독 1위를 질주했다. 타율은 무려 0.384(159타수 61안타)로 끌어올렸다. 시즌 9호 홈런으로 팀동료 박용택과 함께 홈런 부문에서도 공동 5위로 올랐다. 최근 6연속경기 타점을 올리는 등 타점 출루율 장타율 등 타격 대부분의 지표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그는 과거부터 정교함과 몰아치기의 귀재로 불렸다. 장타력에서는 오히려 전성기 시절보다 낫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홈런을 만들어내는 기술이 경지에 올라섰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이병규는 “특별한 비결은 있는지 잘 모르겠다”면서도 “타격 포인트를 앞에 두면서 장타가 더 잘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LG 서용빈 타격코치는 이병규의 타격호조에 대해 “원래 잘 치던 타자 아닌가”라면서 “타격폼에서 크게 두 가지만 얘기했다. 타격시 왼쪽 팔꿈치를 몸에 붙이는 것과 오른쪽 골반을 (홈플레이트 쪽으로) 집어넣는 부분이다. 최대한 공을 잡아놓고 돌리면서 장타가 더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병규는 경기 후 홈런에 대해 “(양)현종이 볼이 빠르니까 빠른 직구에 대비하고 나갔는데, 직구 타이밍에서 슬라이더가 맞았다”고 말했다. ‘사이클링히트가 아쉽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마지막 타석에서 사이클히트는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 안타 하나 더 치고 싶었는데 못 쳐서 그게 아쉬울 뿐이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많은 팬들이 있기에 우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오로지 올해 LG가 우승하는 게 목표다”는 소망을 밝혔다.

잠실 | 이재국 기자 (트위터 @keystonelee)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