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괴물 김경태, 역시 이시카와 료 천적!

입력 2011-07-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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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골퍼 김경태. 스포츠동아DB

9차례 동반경기 전승
한일 대항전선 MVP
김경태(25·신한금융그룹·사진)가 갈수록 더 무서운 ‘괴물’로 변해가고 있다. 김경태는 3일 경남 김해시 정산컨트리클럽에서 끝난 한일 프로골프 국가대항전 KB금융 밀리언야드컵에서 3일 동안 2승1무를 기록하며 한국의 우승을 견인했다.

한일전답게 이번 대회에 쏠린 언론의 관심은 컸다. 일본에서만 30여 명에 가까운 취재진이 몰려와 그 열기를 직감할 수 있었다.

특이한 건 일본 취재진의 관심이 한일전 승부에 앞서 김경태와 이시카와 료의 대결에 쏠렸다는 것이다. 몇몇 일본 기자들은 한국 기자를 상대로 김경태와 이시카와 료에 대한 반응을 살피는 등 부산을 떨기도 했다.

일본 언론에서 김경태에 유독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하나다. 그가 일본이 자랑하는 최고의 골프스타 이시카와 료를 꺾은 유일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2010년 이전 일본 남자골프는 이시카와 료의 세상이었다. 16세 때 일본 프로대회에서 우승했고, 18세이던 2009년에는 프로 데뷔 2년 만에 상금왕에 올랐다. 수려한 외모와 화려한 말솜씨까지 겸비한 이시카와는 일약 일본을 대표하는 스포츠 스타가 됐다.

하지만 그의 명성은 얼마 가지 못했다. 김경태의 등장으로 그는 2인자가 됐다. 2010년 상금왕을 빼앗겼고, 올해도 김경태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일본투어 상금랭킹에서 1위와 6위로 이시카와 료가 앞서 있지만 맞대결에서 만큼은 김경태에 유난히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일전 개막에 앞서 최대 관심사 역시 김경태와 이시카와 료의 맞대결이었다. 둘째 날 첫 대결이 성사됐다. 2대2 포볼 매치에서 김경태-양용은이 이시카와 료-소노다 순스케와 진검승부를 펼쳤다. 승리는 한국의 차지가 됐다.

마지막 날 1대1 싱글 스트로크 플레이에서도 김경태와 이시카와 료의 맞대결을 기대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최대의 흥행카드가 불발된 아쉬운 대목이었다.

김경태는 일본 진출이후 이시카와 료와의 맞대결에서 한 번도 뒤진 적이 없다. 공식 기록은 아니지만 9차례 동반 경기에서 김경태가 모두 앞섰다고 한다.

김경태에 대한 일본의 평가는 경기 중 진행된 기자단 MVP 투표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김경태는 일본 취재기자 13명의 몰표(총14표)를 받아 11표를 얻은 양용은을 제치고 대회 MVP가 됐다. 한일전을 통해 김경태는 아시아 수준을 넘어 세계적인 선수가 됐음을 보여줬다. 반면, 이시카와 료는 아직도 일본 최고의 인기스타에 불과했다. 세계랭킹만 봐도 김경태 30위, 이시카와 료는 49위다.

스포츠 매니지먼트사 IMG의 한 관계자는 “2년 전 김경태에 대해 물어왔을 때 ‘아직은….’이라고 말했었는데 내가 김경태를 잘못 본 것 같다”며 뒤늦게 후회했다.

주영로 기자 (트위터 @na1872)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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