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신지은 매운맛 보여줬네

입력 2012-02-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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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LPGA투어 HSBC 위민스 챔피언스 준우승

18번홀 남기고 경기 중단…밸런스 무너져
세번째 연장서 파 놓치며 스탠포드에 무릎
“후반체력 떨어져 샷 난조…아쉽지만 만족”


아쉬운 한 판이었다. 재미동포 신지은(20·미국이름 제니신)이 미 LPGA 투어 HSBC위민스 챔피언스에서 다 잡았던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다.

신지은은 26일 싱가포르 타나메라 골프장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쳐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안젤라 스탠포드(미국), 펑산산(중국), 최나연(SK텔레콤)과 연장에 들어갔다.

첫 번째 연장에서 펑산산, 두 번째 연장에서 최나연이 탈락한 가운데 세 번째 연장에서 파를 놓쳐 스탠포드에 우승컵을 내주고 말았다.

두고두고 한이 될 경기였다. 신지은은 17번홀까지 1타 차 단독 선두를 달렸다. 쉽게 우승할 것 같은 분위기였다. 그러나 운명의 장난은 여기서 시작됐다. 마지막 18번홀을 남기고 갑자기 비가 쏟아져 경기가 중단됐다. 골프는 집중력의 게임이다. 5시간 씩 경기해야 하는 골프의 특성상 한번 밸런스가 흐트러지거나 리듬이 깨지면 쉽게 되찾기 힘들다. 선수들이 체력과 멘탈 트레이닝을 집중적으로 훈련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1시간 가까이 흐른 뒤 경기가 속개됐다. 그러나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다. 2위 스탠포드에 1타 앞섰던 신지은의 티샷이 왼쪽으로 당겨지면서 숲 속으로 들어갔다.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세 번째 샷으로 공을 페어웨이로 빼낸 뒤 4번째 샷으로 겨우 그린에 올렸지만 2퍼트로 마무리하면서 더블보기를 적어냈다. 순식간에 2타를 잃은 신지은은 파 퍼트를 놓친 스탠포드 덕에 그나마 연장까지 승부를 이어갔다.

그러나 한번 승기를 놓친 신지은은 연장에서도 불운이 계속됐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연장에서는 파를 잡았지만, 스탠포드와 맞붙은 세 번째 연장에서 짧은 거리의 파 퍼트를 놓쳐 우승을 내주고 말았다.

서울에서 태어난 신지은은 8세 때 처음 골프를 시작했다. 골프연습장과 스포츠센터(돈암동과 혜화동 근처라고 기억함)를 운영한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골프를 배우게 됐다. 장난삼아 시작했지만 그 때 재능을 발견한 아버지 신창학(57) 씨가 딸을 데리고 미국으로 골프유학을 떠났다. 주니어 시절 촉망받는 유망주였다. 2006년 US 걸스 주니어 챔피언십에서 당시 아마추어 최강으로 평가받아온 비키 허스트를 꺾고 우승했다.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프로 무대에 뛰어든 신지은은 2010년 2부 격인 퓨처스 투어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상금랭킹 4위에 오르면서 LPGA 직행 티켓을 따냈다. 무명에 가까웠던 그는 2012시즌 개막전 호주여자오픈 공동 7위에 오르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신지은은 “18번홀을 앞두고 비가 내려 경기가 중단돼 ‘이 대회는 내 대회가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후반 체력이 달리면서 샷 난조까지 겹쳤다. 아쉽지만 지금까지 제일 좋은 성적을 거둔 것에 만족한다”고 아쉬움을 달랬다.


신지은 누구?

서울에서 태어난 신지은은 8세 때 처음 골프를 시작했다. 골프연습장과 스포츠센터(돈암동과 혜화동 근처라고 기억함)를 운영한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골프를 배우게 됐다. 장난삼아 시작했지만 그 때 재능을 발견한 아버지 신창학(57) 씨가 딸을 데리고 미국으로 골프유학을 떠났다. 주니어 시절 촉망받는 유망주였다. 2006년 US 걸스 주니어 챔피언십에서 당시 아마추어 최강으로 평가받아온 비키 허스트를 꺾고 우승했다.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프로 무대에 뛰어든 신지은은 2010년 2부 격인 퓨처스 투어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상금랭킹 4위에 오르면서 LPGA 직행 티켓을 따냈다. 무명에 가까웠던 그는 2012시즌 개막전 호주여자오픈 공동 7위에 오르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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