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벡전은 힐링캠프?] ‘킬러’ 이동국, ‘찬스 메이커’도 척척!

입력 2012-02-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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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이동국(가운데)이 25일 열린 우즈벡과 평가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김두현(오른쪽)과 이근호의 축하를 받고 있다. 이동국은 2골을 넣었을 뿐 아니라 달라진 플레이로 팬들이 갖고 있던 고정관념을 완전히 깼다. 전주|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우즈벡전 2골…이동국이 깬 3가지 편견

1. 주워먹기→상대수비 유인후 침투패스 노련
2. 공격편향→전방서 하프라인까지 수비 가담
3. 아이스맨→후배들과 스킨십…형 같은 멘토


이동국(전북)이 2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서 2골을 몰아쳐 팀의 4-2 완승을 진두지휘했다.

전반 19분과 46분, 각각 김두현과 이근호가 내준 패스를 받아 오른발 킥으로 골 망을 흔들었다. 대표팀에서 골 맛을 본 건 2010년 3월 코트디부아르와 평가전 이후 2년 만이다. 이동국은 경기 다음날인 26일 “예전이나 지금이나 골을 위해 움직이는 것은 똑같다”며 여유를 보였다. 이동국의 부활은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이동국을 둘러싼 몇 가지 편견을 깼다는 점은 흥미롭다.

○주워 먹기만 한다고?

그동안 이동국은 ‘찬스를 만들 줄 모른다’ ‘동료들을 활용할 줄 모른다’ 등의 이유로 질타를 많이 받았다. 그러나 이동국은 정상에 등극한 작년 K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통해 이런 비판을 잠재웠다. 문전 앞에서 어슬렁거리는 플레이는 없었다. 적어도 K리그에서는 이런 편견을 지난해 없앴다.

대표팀에도 마찬가지 모습이었다. 태극유니폼을 입은 그의 플레이는 듬직했다. 우즈벡전에서 패스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뒤로 볼을 빼주거나 볼을 측면으로 내준 뒤 돌아 들어가며 상대 수비진을 유도해 공간을 확보했다. ‘킬러’로서 뿐 아니라 ‘찬스 메이커’ 역할도 충실히 해내 강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전반 34분 길게 날아든 침투 패스를 우즈벡 진영에서 잡은 이동국이 뒤로 볼을 흘려줘 이근호의 슛까지 연결된 장면은 압권이었다.

○공격만 고집한다고?

공격은 물론이고 수비에서의 이동국도 빛났다.

최전방 원 톱에 포진해 있다가도 어느 순간 하프라인 안쪽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김상식과 볼을 주고받았고, 이어 아크 지역까지 이동해 최태욱과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폭넓은 활동량은 ‘수비하는’ 이동국을 평가하기에 충분했다. 대표팀 최강희 감독은 “실점 없이 경기 할 것을 선수들에 주문했다”고 했다. 이동국이 전방과 후방을 가리지 않는 전방위적인 디펜스 가담은 여기서 비롯됐다. 이동국은 하프라인 아래에서 우즈벡 공격수 샤드린 알렉산드르와 볼 경합을 벌일 정도로 과감한 수비 가담을 보였다.

○뻣뻣하다고?

이동국의 외모만 보고 ‘차갑다’고 여기는 이들이 꽤 많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누구보다 소탈하고 활달하다. 최강희호 소집 기간 내내 장난도 많이 치고, 농담도 자주 했다. 그라운드 밖에서는 후배들에게 먼저 다가서 ‘편한 형’의 이미지를 만들었고, 필드에서는 캡틴 곽태휘 못지않은 영향력을 발휘했다. 많은 대화는 최강희호의 또 다른 장점이다. 중심에 이동국이 있다.

룸메이트 김신욱(울산)은 더 이상 이동국이 어렵지 않다. 오히려 가장 잘 이해해주는 멘토다. 이외에도 이동국은 식사를 할 때, 훈련이 끝난 뒤 사우나를 즐길 때, 먼저 동료들을 찾아가 일상을 소재 삼아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운다.

26일 파주NFC에서는 이동국이 슛을 날리며 골키퍼 훈련을 도와주는 장면도 보였다. 대표팀 관계자는 “여유가 있다. 아등바등 매달리지 않는다. 예전에 비해 편안해졌다”며 이동국을 칭찬했다.

한편 이동국은 26일 파주NFC에서 가진 회복 훈련에 앞서 “선수들이 모인 이유가 쿠웨이트 전이다. 지금은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이고 호흡을 잘 맞춰온 만큼 반드시 이기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국은 29일 오후 9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쿠웨이트와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최종전을 갖는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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