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전자랜드, 문제는 스태미너!

입력 2012-03-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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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벼랑 끝에 몰린 전자랜드의 운명은 뚜렷한 체력저하를 보이고 있는 노장 문태종(37·오른쪽)의 어깨에 달려있다. 스포츠동아 DB

시즌 전적 절대우세 불구 6강 PO 1승 2패 고전
37세 문태종 체력저하…풀타임 출전 힐도 방전
KT 전창진
감독 작전타임까지 아끼며 약점 공략

그래도 전자랜드가 근소하게 앞서지 않느냐는 예상이 조심스레 더 많았는데 현재까지는 빗나가고 있다.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에서 전자랜드는 1승2패로 KT에 밀리고 있다.

14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예정된 4차전마저 내주면 시즌을 접어야 될 상황이다. ‘승부조절’ 논란까지 불사하며 6위를 택해(?) 3위 KT와의 대결을 내심 원했던 전자랜드였다. 실제 정규시즌에서도 전자랜드는 KT를 4승2패로 앞섰다. ‘승부조절’ 경기를 제외하면 4승1패의 절대 우세였다. 전자랜드가 이런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것은 3∼4쿼터에 강했기 때문이다. 그럴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문태종이라는 차원이 다른 슈터를 보유한 덕분이었다.

실제 전자랜드는 문태종이 34점으로 폭발한 8일 부산 원정 1차전을 연장 접전 끝에 잡았다. 그러나 37세라는 나이가 문태종의 발목을 잡고 있다. 2차전 11점, 3차전 14점으로 막히자 전자랜드는 대체할 루트가 없었다. 3차전은 아예 3점슛 시도조차 못했다.

한국 농구의 슈퍼스타인 KCC 허재 감독은 “30대 중반이 되면 한 살 먹을 때마다 몸이 달라진다. 내 마음은 그렇게 못 느끼는데 몸은 안 그렇다. 슛의 포물선이 작아지다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투수의 직구처럼 되고 만다”고 말했다. 체력 안배를 하지 못하고 하루건너 총력전을 벌여야 하는 플레이오프 일정은 문태종이 직면한 최대 도전이다. 가뜩이나 포워드라인이 강한 KT는 모든 수비역량을 문태종에 집중시키고 있다.

전자랜드에 더 악재는 문태종과 더불어 득점원인 허버트 힐마저 체력 고갈을 노출하고 있는 대목이다. 힐은 3차전까지 단 1초도 쉬지 못하고 뛰어왔는데 갈수록 부작용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3차전은 KT 센터 찰스 로드(37점)에게 완패를 당했다.



지략가인 KT 전창진 감독은 작전타임까지 아껴가며 문태종, 힐의 스태미너를 떨어뜨리고 있다. 결국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에게 사활이 걸린 과제는 문태종∼힐 외에 득점라인을 개척하는 데 달려있다. 그러나 1년 내내 두 선수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농구를 해왔던 전자랜드이기에 당장 뾰족한 방법이 안 보인다. 강혁 등 가드라인의 공격력 강화가 사지에서 벗어날 활로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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