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사커] 김승용 “J리그 1년의 성과? 해답을 찾은 기분”

입력 2012-03-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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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J리그에서 뛰다가 올해 울산으로 복귀한 김승용은 K리그 도움왕을 목표로 하고 있다. K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이미 도움을 한 개씩 올리며 순항 중이다. 김승용의 드리블 모습. 사진제공|울산현대

울산서 새 출발 김승용


일본 특유의 세밀한 패싱게임에 눈떠
작년 후반기만 7골5도움 자신감 회복
벌써 팀내 넘버5…도움왕 욕심낼 것


멋진 모양의 남성용 구두보다는 굽이 낮은 스니커즈를 즐겨 신는 울산 현대의 미드필더 김승용(27). 하지만 그는 축구화만 신으면 투지가 불타오른다. 젊은 나이지만 어느새 프로 9년차. 작년 한 시즌 동안 일본 J리그 감바 오사카에서 뛴 걸 제외하면 2004년 이후 K리그에서만 뛴 베테랑이다. 경험만큼이나 플레이는 안정적이다. 화려하지는 않아도 충분히 높은 점수를 줄 만 하다. 무인도에 떨어져도 휴대폰과 텐트만 있으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김승용과 카카오톡 대화를 나눴다.


○울산을 선택한 이유

-왜 울산을 택했나요?


“작년 시즌이 끝날 무렵, 일본 팀들로부터 오퍼도 많이 받았고, K리그 몇몇 팀들도 연락이 왔어요. 그런데 고민하기 싫었어요. 일단 국내 복귀로 마음을 굳혔을 때 제게 가장 빨리 연락을 해준 곳이 울산이었죠.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의외로 쉽게 결정했죠.^^”


-조건이 좋았죠?

“ㅋㅋ. 솔직히 그랬죠. 나쁘지 않았어요. 진로를 놓고 고민할 때 가장 적극적으로 다가왔잖아요. 울산 분들이 작년 제가 뛴 감바 오사카 경기를 많이 보고 꼭 데려오고 싶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정말 고마웠죠.”


-너무 빨리 복귀한 감이 있어요.

“일본에 좀 더 남을 생각도 했었죠. 비록 짧았지만 많이 배웠다고 생각했어요. 성과도 있었고요. 그래도 언젠가 K리그에는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이었죠.”


-1년 동안 무슨 성과가 있었나요?

“나름대로 해답을 찾았다고 해야 할까? 경기를 뛰면서 감각이 되살아났어요. 공격 포인트도 생각보다 많았는데, 컵 대회를 포함해서 7골5도움을 했죠. 그거 아세요? 12개 포인트가 다 후반기에 올렸다는 거요?^^”


○짧은 시간, 풍성한 경험

-후반기에만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고요?


“맞아요. 제가 감바 오사카로 가기 전 전북 현대에 있을 때 생각보다 많이 뛰지 못했죠. 안타까웠어요. 독기 품고 일본 생활에 임했죠. 작년에는 경기에 출전하는 만큼 자신감도 많이 얻었어요.”


-기억에 남는 순간이 언제였나요?

“처음 오사카에서 측면 풀백으로 뛰었죠. 후반기부터 공격적으로 나섰는데, 후반기 개막 첫 게임이었던 7월 오미야 전에서 제가 2-2 상황에서 결승골을 넣었어요.”


-풀백이라고요?

“맞아요.^^; FC서울 시절에도, 전북에서도 가끔씩 풀백을 본 경험이 있었거든요. 감바에서 제게 러브 콜을 보내줬을 때, 여러 포지션을 맡을 수 있다는 점이 좋게 작용했다고 하더라고요.”


-외롭진 않았어요?

“전 일본에서 철저히 용병이었죠. 항상 성과를 내줘야 하는. 아무래도 공격에 많이 가담할 수 없다보니 전반기 때는 고민이 많았어요. 그래도 후반기가 있었으니. 사실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모두 바뀌었어요. 기존 선수들 중 8∼9명이 한꺼번에 이적도 했고. 팀 개편으로 오사카를 떠날 수밖에 없었어요.”


-울산에서는 뭘 얻고 싶어요?

“제가 여기 오니까 팀 내 다섯 번째로 나이가 많더라고요. 이젠 팀에서도 중추 역할을 해야겠고, 자신감도 얻었으니 제 실력을 보여드려야죠. 개인적으로는 도움왕이 됐으면 해요.”


-왜 하필 어시스트죠?

“도움을 준다는 것처럼 좋은 일이 또 있을까요? 어시스트를 두 자릿수 이상 올리고 싶어요. 베이징 궈안(중국)과 AFC 챔스리그(ACL) 때 한 개 올렸고, 지난 주말 K리그에서도 한 개 올렸으니 지금 페이스라면 충분히 목표 성취가 가능할 듯한데.”


○김승용이 말하는 나, 그리고 울산

-내세울 만한 장점이 뭘까요?

“오사카에서는 제게 저돌적으로 뛰고 공간을 파고들며 열심히 움직여주길 바랐죠. 여기에 패싱 게임도 많이 했어요. 세밀하다고 할까? 울산에서 그런 점을 접목시키면 훨씬 발전하지 않을까요?”


-일본에 가기 전에는 대충했다는 의미?

“예전에는 그저 열심히만 하려고 했어요. 요령도 없었고. 그저 킥 앤드 러시만 했죠. 일본 시절에 세밀함을 배웠으니 한 번 써먹어야죠.”


-스승 김호곤 감독이란?

“동네 아저씨?^^;; 푸근함? 아직 모르겠지만 그냥 제 느낌이 그래요.”


-올해 팀 입장에서 꿈이 있다면.

“K리그와 ACL까지 죄다 잡고 싶지만 굳이 택하라면 리그?”


-왜 리그죠?

“물론 ACL도 정말 큰 대회죠. 그래도 K리그 우승이 항상 절 피해갔어요. 서울도, 전북도.”


-울산 선수들이 그렇게 팀워크가 좋다던데요.

“저희가 단체로 커피숍을 자주 가요. 내기도 자주 하고. 전 룸메이트 (고)슬기랑 자주 PC방에서 스타크래프트를 하는데, 제가 자주 지는 편이죠. 일본에서의 일년 공백을 채우기가 정말 힘드네요. ㅋㅋ.”


김승용?

▲생년월일 : 1985년 3월14일
▲신체조건 : 180cm 75kg
▲학력사항 : 만수중-부평고
▲경력사항 : FC서울(04∼06·47경기 2골 6도움), 광주 상무(07∼08·42경기 3골 4도움), FC서울(08∼09·28경기 2골 5도움), 전북 현대(2010·5경기 1골), 감바 오사카(2011·28경기 7골 5도움), 울산 현대(2012∼·2경기 1도움)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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