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VP’라는 자부심만 남겨놓고, 2011년은 추억으로 묻어뒀다. 투수 4관왕 KIA 윤석민이 새 마음, 새 뜻으로 2012시즌을 향해 뛴다. 2009년처럼 호랑이군단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다. 사진제공|KIA타이거즈
작년 많은 것 이뤘지만 팀 우승 실패
180이닝 투구·방어율 1위 수성 목표
2009년 처럼…KS우승축배 다시한번
역사는 정상에 도전하는 것보다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이 훨씬 더 어렵다는 사실을 수 없이 증명한다. 정상에 서는 순간 맛보는 성취감은 나태함, 자만심과 친하다. 2012년 한국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는 KIA 윤석민(26)이다. 이제 정상을 향한 도전이 아닌 수성에 나서야 하는 처지가 됐다.
그러나 윤석민에게서 1인자의 자만심이나 여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다. 최근까지 종종 주위에선 윤석민을 “MVP”라고 부른다. 해가 지나고 새 시즌이 점점 다가오면서 윤석민은 자신을 “MVP”라고 부르면 씩 웃으면서 “저 이제 MVP 아닙니다”라고 답하고 있다.
수백 명의 프로야구선수 중 단 한명만 오를 수 있는 MVP는 그 어떤 것보다 소중한 이름이다. 그러나 윤석민은 “이제 새 시즌이 시작되니까 더 이상 MVP가 아니다”고 말하며 그 영광과 자부심만 남기고 모든 것을 지웠다. 2011시즌 MVP지만 새 기분으로 새 시즌을 열겠다는 의지다.
윤석민은 지난 시즌을 통해 시즌 MVP와 투수 골든글러브까지 야구선수로 많은 것을 이뤘다. 그러나 2012년과 2013년은 더 중요한 큰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MVP 수상 후 윤석민은 “우승에 실패하면서 감독님이 바뀌시고 코치님들도 많이 떠나셨는데, 혼자 좋은 상을 받아 팀과 동료들에게 많이 미안하다”는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었다. 조심스럽게 절차를 확인했던 해외 진출 추진도 널리 알려지면서 팀 동료들에게 더 큰 미안함을 느끼게 만들었다. 그래서 윤석민은 “꼭 2009년처럼 한국시리즈 우승을 동료들과 다시 한번 이루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팀 마운드가 연이은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에이스로 더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 윤석민은 올 시즌 목표에 대해 구체적인 승수보다는 “180이닝 이상 투구”로 정했다. 지난해 투수 4관왕을 차지했지만 “방어율 1위만큼은 꼭 지키고 싶다”고 했다. 선발투수로 팀에 가장 큰 보탬이 되는 길이자, 에이스의 역할은 최대한 많은 이닝을 적은 실점으로 막는 것이라는 굳은 신념 때문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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