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주 “올림픽 우승은 하늘에서 내려주는 것”

입력 2012-04-07 06: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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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주. 사진제공|채널A

“한국 기록이 세계 기록과 자꾸 멀어지고 있어요. 안타까운 현실이죠.”

한국 마라톤의 전설 이봉주(42)가 “한국 마라톤이 점점 뒤처지고 있다”라며 2012 런던올림픽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이봉주는 최근 채널 A ‘불멸의 국가대표(토요일 오후 8시 40분)’ 녹화 현장에서 진행된 동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2012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한국 선수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황영조가 1992년 일본 벳푸 마라톤에서 2시간 8분 47초의 한국 신기록을 세울 당시 세계 기록은 1988년 벨라이네 딘사모(에티오피아)가 세운 2시간 6분 50초였다. 하지만 2012년 현재 한국 마라톤 역대 최고 기록은 12년 전 이봉주가 도쿄마라톤에서 세운 2시간 7분 20초. 지난해 베를린 마라톤에서 패트릭 마카우 무쇼키(케냐)가 세운 현 세계 최고 기록은 2시간 3분 38초다.

최근 한국 마라톤의 차세대 기수로 평가받는 선수는 정진혁(22·건국대)이다. 하지만 정진혁은 지난달 18일 열린 2012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3회 동아마라톤에서 2시간11분47초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국내 선수 2위 장신권(서울시청·2시간14분35초)과 3분 이상 차이를 벌린 압도적인 국내 1위였지만, 전체 선수 중 16위에 그쳤다. 2011년 같은 대회에서 세운 개인 최고기록 2시간9분28초와의 차이도 컸다.

이봉주는 “정진혁 선수가 아직 경험이 많지 않아서 그렇다. 성장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안타까워하며 “그래도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가 좋은 성적을 낸다면 1순위는 역시 정진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봉주는 4번의 올림픽에 출전했지만 아쉽게도 우승은 없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는 무명의 투과니에게 3초 차이로 아쉽게 금메달을 내주는가 하면,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 다른 선수들과 엉켜서 넘어지는 사고를 당하는 불운을 맛보기도 했다.

이봉주는 “선수들이 좀더 노력해줬으면 좋겠다”라며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훌륭한 감독이 있어도, 선수들이 따라오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는 얘기다.

“훈련은 변수를 줄일 뿐이에요. 우승 가능성을 높여주진 않아요. 올림픽 우승은, 진짜 하늘에서 내려주는 것 같아요.”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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