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형 “제주 흥행이 제 얼굴 덕분이라고요?”

입력 2012-04-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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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형은 제주 미드필드 라인을 진두지휘하며 K리그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송진형이 직접 사인한 구단 티셔츠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제공|제주 유나이티드

송진형은 제주 미드필드 라인을 진두지휘하며 K리그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송진형이 직접 사인한 구단 티셔츠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제공|제주 유나이티드

꽃미남도 아닌데…난 축구로 말할 뿐!
내일 포항전 절친 신광훈과 대결 기대
친정 서울전 계약상 뛸 수 없어 아쉬워


강호들 틈바구니에서 현재 K리그 2위를 달리고 있는 제주 유나이티드는 중요한 원정 2연전을 앞두고 있다. 14일 포항, 21일 서울과 맞붙는다. 제주 돌풍의 중심에 서 있는 미드필더 송진형(25)에게도 이번 2연전은 남 다른 의미가 있다. 포항과 서울에 모두 그의 동갑내기 ‘절친’이 있어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

송진형은 포항 신광훈과 2007년 캐나다 U-20월드컵 때 한솥밥을 먹으며 친해졌다. 신광훈은 송진형에게 “우리랑 만날 때 조심하라”며 엄포를 놓고 있다. 송진형은 “하나도 안 무섭다”고 웃은 뒤 “요즘 TV중계로 포항 경기를 봤는데 그렇게 강해보이지는 않다”고 받아쳤다. 송진형과 서울 고명진은 입단 동기다. 2004년 서울이 유망주 조기육성 정책을 펼 때 둘 다 중학교를 중퇴하고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고명진은 서울에서 쭉 성장해 어엿한 주전으로 자리 잡았고, 송진형은 2007년 호주(뉴캐슬), 2010년 프랑스 2부 리그(뚜르) 등 해외 무대를 누비다가 올 시즌 제주에 둥지를 틀며 팀 돌풍을 주도하고 있다. 송진형과 고명진 모두 중앙 미드필더라 90분 내내 불꽃 튀는 다툼이 예상된다.

그러나 아쉽게도 고명진과 대결은 성사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송진형이 K리그로 돌아올 때 우선권을 갖고 있던 원 소속 팀 서울은 그를 제주로 보내며 ‘서울 전은 뛸 수 없다’는 단서조항을 달았다. 송진형은 “서울 팬과 동료들에게 내가 뛰는 모습을 꼭 보여주고 싶었는데…”라고 크게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어 “감독님이 (정말 뛸 수 없는지) 서울에 다시 한 번 요청해 본다고 하셨다”며 작은 희망을 보였다.


○빨리 득점 했으면

-7경기 정도 치러보니 어떤가.


“지금 분위기라면 좋은 결과 기대된다. 자신감도 많이 붙었다. 그 동안 쌓인 해외경험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팀이 몇 위정도 할 수 있을 것 같나.

“지금 같으면 우승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초반이니 꾸준히 이런 모습 유지해야 한다.”


-개인적인 목표는.

“도움은 15개, 골은 7∼8골 정도?”


-도움만 2개고 아직 골이 없다. 득점 부담이 있나.

“처음엔 언젠가 터지겠지 하는 생각에 편했는데 요즘은 조금 조급하다. 감독님께서도 골 넣는 걸 원하시고 계신다.”


○절친과 맞대결 기대

-강호 수원을 이기고 울산과는 비겼다. 포항 전 각오가 남다를 것 같다.


“여태까지 포항 경기를 TV중계로 봤는데 솔직히 썩 잘 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더라. 우리가 이길 수 있을 것 같다. 선두권 올라갈 수 있는 기회니 잘 준비하고 있다.”


-포항에 친한 동료가 있나.

“(신)광훈이와 캐나다 U-20대표팀 때 친해졌다. 지금도 연락 자주 한다. 광훈이가 ‘포항 만나면 조심하라’고 매일 겁을 준다.(웃음)”


-서울 원정은 계약 상 뛸 수 없다던데. 섭섭한가 아니면 오히려 다행인가.

“굉장히 아쉽다. 승패를 떠나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예전 동료들과 실력을 겨뤄보고 싶었다. 서울 팬들에게도 성장한 내 모습을 꼭 보여주고 싶다.”


-서울에도 친한 동료가 있지 않나.

“(고)명진이가 있다. 명진이도 ‘같이 뛰었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아쉬워하더라. 감독님께서 정말 뛸 수 없는 건지 서울에 다시 한 번 여쭤본다고 하셨으니….”


○가족 같은 동료들

-홈 관중이 늘고 있다. ‘꽃 미남’ 송진형이 한 몫 하는 것 아닌가.


“정말 아니다.(웃음) 프런트 분들이 발로 뛰시면서 노력한 결과다. 그리고 나는 꽃 미남이 아니다. (권)순형 형이 잘 생겼고, (마)철준 형도 남자답게 멋있다.”


-개막 전 때 비바람이 몰아치는 데도 아랑곳 않고 경기 후 팬들과 오랜 시간 포토타임을 가진 걸 보고 칭찬이 자자하다.

“제주 경기장은 오시기 쉽지 않다. 어렵게 찾아주셨으니 당연히 보답해야 한다. 그래야 다음 경기도 계속 오시지 않겠나.”


-프랑스에 있을 때 알게 모르게 인종차별도 많이 당했다고 하던데.

“원정 갔을 때는 바나나 던지는 건 기본이고 침을 뱉는 관중도 있었다. ‘너희 나라로 가라’는 욕도 듣고….”


-한국에 돌아와 마음 편하게 운동하니 좋은가.

“너무 좋다. 일단 말이 통하니까 좋고 혼자 있는 시간이 없으니 서로 어울리고 기분도 좋아지고 컨디션 유지에도 큰 도움이 된다.”


-어떻게 여가시간을 보내나.

“게임도 하고 요즘 당구를 배우고 있다. (서)동현 형이 스승인데 잘 못 따라한다고 매일 뭐라고 한다.”


제주 송진형?

▲생년월일 : 1987년 8월 13일
▲신체조건 : 176cm/ 69kg
▲학력사항 : 당서초-당산서중 중퇴
▲프로경력 : FC서울(2004∼2007) 뉴캐슬 유나이티드(호주·2008∼2009) 투르(프랑스·2010∼2011), 제주 유나이티드(2012∼현재)
▲대표경력 : 2007년 U-20 월드컵 대표


서귀포|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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