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나이티드가 사장 단장 부단장 감독 등이 모두 물러나는 K리그 사상 초유의 일을 겪고 있다. 하지만 구단주인 송영길 인천시장은 움직임이 없다. 명백한 직무유기다.
인천구단은 2006년부터 4년 동안 흑자 경영을 하면서 시민구단의 모범 사례로 평가 받았다. 전임 안상수 인천시장 등은 발로 뛰며 구단 스폰서 유치에 적극적이었다. 당시 10여개가 넘는 스폰서를 유치해 타구단의 부러움을 샀다.
하지만 2010년 7월 송 시장이 구단주가 되면서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인천 구단의 경영이 급속도로 악화됐다. 올 2월에는 선수단 및 직원 월급조차 제 때 지급하지 못했다. 스폰서 유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3개월 째 공석인 사장 선임에도 의지가 없어 보인다. 이편저편 나뉘어 파벌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도 송 구단주는 일언반구도 없다. 한 축구인은 “송 시장은 꿈이 크신 분이다. 개인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스폰서 유치 등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송 구단주는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자리에는 꾸준히 참석하고 있다. 지난 달 인천축구경기장 개장 경기에서 축사를 하면서 자신의 치적인양 목소리를 높였다. 올 초 김남일과 설기현의 입단식을 인천시청에서 열어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구단주는 임기를 채우고 떠나면 그만이지만 축구단은 영원히 남는다. 축구사에 영원한 죄인으로 남을 수도 있다. 송 구단주가 풍비박산이 된 축구단을 보면서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지 궁금하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