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THE INTERVIEW] 강정호, 쾅쾅! 4월 악몽 싹뚝…이젠 ‘제2 이종범’으로 난다!

입력 2012-05-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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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강정호는 현재 한국프로야구 유일의 거포 유격수다. 슬로 스타터로 유명했지만 올 4월에는 7개의 홈런을 날리며 힘차게 날아올랐다. 한국프로야구 유격수 최초로 30홈런-100타점을 꿈꾸며 오늘도 배트를 휘두른다. 스포츠동아DB

넥센 강정호는 현재 한국프로야구 유일의 거포 유격수다. 슬로 스타터로 유명했지만 올 4월에는 7개의 홈런을 날리며 힘차게 날아올랐다. 한국프로야구 유격수 최초로 30홈런-100타점을 꿈꾸며 오늘도 배트를 휘두른다. 스포츠동아DB

긍정 마인드 생기자 타격 집중력 UP
7홈런·20타점 ‘4월 부진 징크스’ 훌훌



유격수 30홈런, 이종범 선배가 유일
그 기록 넘어 사상 첫 100타점 쏜다!

넥센 강정호가 생애 최고의 4월을 보냈다. 4월 16경기에서 타율 0.339에 7홈런 20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홈런 공동 1위, 타점 2위에 올랐다. 그의 활약으로 넥센은 4월을 공동 3위로 마감했다. 강정호는 유독 4월에 약한 선수였다. 풀타임 주전으로 뛰기 시작한 2009년부터 단 한번도 4월에 잘한 적이 없다. 지난 3년간 4월에 그가 친 홈런은 4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해는 7홈런을 터뜨리며 ‘4월 징크스’를 시원하게 날려 보냈다. 그의 꿈은 한결같다. 국내 최초로 ‘30홈런-100타점’을 기록한 유격수가 되는 것이다.


○바람이 4월 징크스를 씻어갔어요!

-항상 4월이 고민이었는데 올해는 정말 성적이 좋다.

“바람 때문에 행운이 찾아온 것 같아요. 개막전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쳐 ‘또 안 되나’ 했거든요. 근데 이튿날 첫 타석에서 내야플라이를 쳤는데, 그때 바람이 엄청 강하게 불었어요. 바람 덕에 행운의 안타가 되고 타점도 2개나 올렸죠. 뭔가 잘 풀릴 것 같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날 안타 4개 쳤어요.”


-왜 그렇게 4월에 야구가 안됐을까.

“멘탈적 요소가 큰 것 같아요. 초반 스타트가 나쁘면 제가 위축이 되거든요. 지난해도 알드리지와 제가 3·4번을 쳤는데 둘 다 못해서 힘들었죠. 멘탈과 타격 밸런스가 함께 무너진 거죠.”


-징크스를 날리기 위해서 특별히 준비한 것이 있나.

“항상 잘할 수 있다는 긍정적 마음을 가지려고 애썼어요. 얼마 전 박찬호(한화) 선배가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어요. ‘부정적인 생각을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꾸는 게 중요하다.’ 저도 올해는 ‘내가 4월을 이긴다’는 생각을 많이 했죠.”


-4월을 마친 소감은.

“4월이 항상 지긋지긋했는데 올해는 너무 빨리 가버렸어요. 팀도 저도 성적이 나와서 일단 기분이 좋고요. 모든 게 마음먹기 달렸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됐어요. 바람 때문에 생긴 첫 안타, 그때 느꼈던 긍정적 기분, 이런 걸 생각하면 멘탈이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택근이 형과 병호 형이 고맙죠!

-벌써 홈런을 7개나 쳤다.

“택근이 형과 병호 형 덕분이죠. 3·4번에서 찬스를 계속 만들어주니까 저에게 기회가 많이 왔어요. 지난해는 좋은 공을 칠 기회가 적었는데 올해는 제 생각대로 공이 와요. 웨이트트레이닝을 많이 해서 파워도 좋아진 느낌이고요.”


-스윙을 보면 자신감이 넘친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처럼.

“생각대로 잘 맞아떨어지니까 좋은 스윙이 나와요. 안 맞을 때는 스윙도 어정쩡하고, 자신감도 없어 보이고 그렇잖아요. 올해는 투스트라이크 이후에도 제 스윙을 해요. 삼진을 많이 먹어서 좀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게 나아요.”


-넥센 중심타선이 4월에 12홈런 43타점을 기록했다.

“개인보다는 팀을 생각하는 마음이 커요. 택근이 형은 항상 ‘내가 찬스 만들 테니까 뒤에서 너희들이 불러들여’ 이렇게 말하고, 병호 형도 꾹꾹 참고 볼넷(12개)을 골라 나가요. 뒤에서 지켜보면 투수들이 힘들게 승부하는 게 보이죠. 혼자 하는 게 아니라 셋이서 함께 하니까 성적도 나고 재미있는 것 같아요.”


○팀 4강과 30홈런!

-올해 목표는.


“사실 큰 목표는 세우지 않았어요. 하지만 제 마음속에 항상 변치 않는 목표가 두 개 있어요. 팀 4강 진출과 30홈런입니다.”


-올해는 둘 다 해볼 만한 것 아닌가.

“스타트가 좋으니까 기대는 되네요. 하지만 욕심내지 않고 의식하지 않으려고요. 항상 화는 욕심에서 오잖아요. 그냥 한 경기 한 경기에만 집중하려고요.”


-유격수가 30홈런을 친다면 MVP급 활약 아닌가.

“이종범 선배가 1997년에 30홈런을 쳤어요. 유격수 20홈런은 몇 명 있는데 30홈런은 이종범 선배가 유일하죠. 장종훈 코치님이 30홈런을 때린 것은 1루수와 지명타자일 때였고요.”


-16경기에서 7홈런 20타점이다. 욕심날 만하다.

“할 수 있다면 30홈런과 100타점을 동시에 하고 싶어요. 사실 유격수가 20홈런도 대단한데 30홈런-100타점은 꿈같은 기록이죠. 그래서 더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요. 아무도 못한 거니까….”


○화려함보다는 안정감 있는 유격수가 좋다!

-스스로 생각하는 유격수 강정호는 어떤가.


“집중력이 좀더 필요해요. 가끔 집중력 부족으로 실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경기흐름에 따라 다르지만 느슨해진 경기 때 좀더 집중해야 합니다.”


-기술적 부분은 어떤가.

“생각이 바뀌고 있어요. 지난해까지는 좀더 빠른 수비, 좀더 좋은 핸들링, 좀더 넓은 범위, 이런 생각을 많이 했는데 올해는 안정적인 수비를 하려고 합니다.”


-왜 안정적인 수비지.

“호수비를 해서 팀 분위기를 살리는 것보다 평범한 타구를 놓쳐 분위기를 망치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투수가 흔들리는 것도 평범한 타구를 놓쳤을 때거든요.”


-박진만(SK)은 타구를 예측해 수비한다고 했다.

“나름대로 한다고 하는데 아직 박진만 선배만큼은 안 돼요. 투수의 구종, 타자의 스윙을 모두 계산하고 상대 작전까지 읽어야 하는데 쉽지 않네요. 어차피 확률인데 좀더 배짱 있게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고 싶어요!

-메이저리그 진출 꿈은 아직도 갖고 있나.

“그럼요.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박찬호, 추신수처럼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한 투수와 타자는 나왔잖아요. 대한민국의 내야수도 한번 도전해봐야죠.”


-일본보다는 미국인가.

“일본의 내야수들이 도전하기 위해서 미국에 가잖아요. 니시오카(미네소타)도 갔고, 가와사키(시애틀)도 갔고요. 저도 메이저리그에서 뛰어보고 싶어요. 그러려면 제가 앞으로 많이 발전해야겠죠.”


-내년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열린다.

“꼭 가고 싶습니다. 1회와 2회 대회 때 선배들이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모습을 보고 얼마나 감동을 받았는지 모릅니다. 올해 최선을 다해서 꼭 WBC에 나갈 겁니다.”


-이제 5월이 시작된다.

“4월은 잊고 또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하려고요. 팀을 위해 어떻게 하는 게 저의 최선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야죠. 팀이 많이 이기는 것, 그게 가장 중요하니까요.”

강정호. 스포츠동아DB

강정호. 스포츠동아DB




강정호는?

▲생년월일=1987년 4월 5일
▲출신교=화정초∼무등중∼광주제일고
▲키·몸무게=183cm·82kg(우투우타)
▲프로 입단=2006신인드래프트 현대 2차 1번(전체 8순위) 지명·입단
▲2011년 성적=123경기 444타수 125안타(타율 0.282) 9홈런 63타점 4도루
▲2012년 연봉=1억8000만원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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