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진영의 방망이가 FA를 앞두고 불을 뿜고 있다. LG는 14일까지 정확히 5할 승률에 걸려있지만 이진영의 방망이를 앞세워 다시 도약을 노린다. 스포츠동아DB
최근 8경기 4할7푼…가파른 상승세
시즌 초반 잘 맞은 타구가 번번이 야수 정면으로 향하면서, 요즘 유행하는 말로 ‘멘붕(멘탈 붕괴)’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이를 딛고 일어섰다.
LG 이진영은 최근 8경기에서 매 게임 안타를 때리며 34타수 16안타(1홈런 포함), 타율 0.471에 10타점을 기록했다. 8게임 중 멀티히트에 실패한 건 12일 잠실 삼성전이 유일하다. 13일 삼성전을 빼고 7게임에서 타점을 생산했고, 8일 목동 넥센전에선 올 시즌 개인최다인 4타점도 몰아쳤다. 2할대 초반까지 떨어졌던 시즌 타율은 어느덧 0.333에 이른다.
이진영은 지난달 24일 잠실 넥센전에서 9회말 끝내기 안타성 타구가 상대 좌익수 장기영의 호수비에 걸리고, 이달 4일 잠실 두산전 7회 2사 만루서 잘 맞은 타구가 2루수 직선타로 끝나는 등 시즌 초반 유독 운이 따르지 않았다. 두산전 2루수 직선타 뒤 헬멧을 집어던지며 스스로에 대해 화를 내던 그의 모습은 한동안 팬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다.
이진영은 14일 “시즌 초반부터 올해는 유독 잘 안 풀려 힘들었다. 4일 두산전이 끝난 뒤에는 정말 아무 생각이 들지 않고 멍했다. 이런 게 요즘말로 ‘멘붕’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며 “나중에는 ‘얼마나 안 되나’, ‘누가 이기나 한번 해 보자’고 오히려 오기가 생기더라”고 털어놓았다.
‘멘붕’이 찾아온 4일 밤 그는 안타까운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고, 잠으로 스트레스를 푼 뒤 이튿날인 5일부터 불방망이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최근 8게임 상승세가 시작된 날이 바로 5일이었다. 이진영은 “사람이 죽으란 법은 없나보다”라며 “맘대로 안 되는 게 야구라지만, 올 초반엔 이를 또 한번 절실히 깨달았다. 지금 분위기를 잘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