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신인투수 박지훈은 선동열 감독의 칭찬을 듬뿍 받고 있다. 벌써부터 완급조절에 능하고 뱃심도 두둑하다. 팀 내서 가장 믿을만한 불펜으로 자리 잡은 그는 1985년 이순철 이후 나오지 않은 타이거즈의 2번째 신인왕도 노려볼 만하다. 스포츠동아DB
같은 공 다른 스피드로 재미 톡톡
떨리고 긴장돼도 포커페이스 강심장
2승5홀드 깜짝활약…자신감 수확
타이거즈 군단 2번째 신인왕 노려
야구인생 꿈? KS 우승+MVP!
KIA 박지훈은 선동열 감독이 칭찬하는 신인이다. 그는 올 시즌 17경기에 등판해 2승5홀드, 방어율 2.13을 기록 중이다. 완급조절에 능하고, 마음먹은 곳에 공을 던질 줄 안다. 선 감독이 높이 평가한 두둑한 뱃심도 장점이다. 5월 들어 그가 등판한 10경기에서 KIA는 7승2무1패를 올렸다. 그는 KIA의 필승조다. 루키지만 팀 내서 가장 듬직한 불펜투수다. 신인왕도 노려볼 만하다. 1985년 이순철(현 수석코치) 이후 타이거즈의 2번째 신인왕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긴장해도 표정은 그대로예요!
-신인 중에는 요즘 박지훈이 최고더라.
“감사합니다. 타자만 생각하고 열심히 던지고 있습니다. 결과가 좋으니까 칭찬해주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선동열 감독도 칭찬한 부분인데, 완급조절을 잘하는 것 같아.
“아마추어 시절부터 완급조절에 관심을 갖고 있었어요. 느린 공 던지고, 빠른 공 던지고, …. 직구도 130km 던지고, 140km 던지고, …. 배팅볼을 던지면서 느낀 건데, 타자들은 변화에 약해요. 똑같은 폼으로, 똑같은 구종을 다른 스피드로 던지려고 합니다.”
-지난 25일 LG전 6회 2사 만루 때 마운드에 올랐다. 한점차로 앞선 상황이었는데….
“불펜에서 준비하고 있었어요. 초구를 어떤 공으로 스트라이크를 잡을까 고민하다가 포크볼을 선택하고 올라갔죠. 초구가 스트라이크가 되니까 그 다음은 편했어요.”
-편하다는 말이 참 인상적이다. 항상 중요한 순간에 올라가는데 긴장되지 않아?
“시범경기 때는 정말 많이 긴장됐어요. 근데 개막 이후에는 떨리지 않아요. 그리고 저는 주자 있을 때가 던지기 좋아요. 좀더 집중할 수 있더라고요.”
-선 감독은 베테랑도 박빙의 상황에 올라가면 얼굴색이 바뀐다고 하던데?
“저는 얼굴 표정이 늘 그대로예요. 떨리고 긴장될 때도 제 얼굴은 무표정이에요. 왜 표정에 다 나타난다고 하잖아요? 근데 저는 얼굴 표정이 어떤 상황에도 바뀌지 않아요.”
-그거 진짜 좋구나. 타자들이 그런 얼굴 보면 오히려 당황하지. 선 감독이 그래서 너를 더 좋아하는구나. 감독이 특별히 해준 이야기는 없니?
“‘지금처럼 자신 있게 던져라’고 하셨어요. 감독님이 믿어주시니까 신도 나고 책임감도 생겨요. 어떤 상황에서 어떤 타자를 만나든 감독님 말씀대로 자신 있게 던질 거예요.”
○스피드보다는 완벽한 제구력이 좋아요!
-KIA의 필승조가 됐다. 두 달 동안 프로에서 던진 소감은?
“두 가지예요. 첫 번째는 실투는 절대 안 된다죠. 대학 때에는 실투를 해도 타자들이 못 쳐서 아웃이 되곤 했는데 프로에선 아차하면 끝이더라고요. 두 번째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지금보다 좀더 정교해진다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느꼈어요.”
-포크볼과 슬라이더가 좋더라. 스피드도 괜찮고.
“가장 자신 있는 공은 슬라이더예요. 볼카운트 불리할 때도 언제든지 스트라이크 던질 자신이 있어요. 순위를 매기면 두 번째는 포크볼, 세 번째는 직구, 네 번째가 커브죠.”
-직구 스피드도 144km까지 나오던데. 선 감독은 체중이 늘면 좀더 빨라질 거라고 하더라.
“저는 직구 스피드에는 큰 욕심이 없어요. 스피드가 더 나오면 나쁠 거야 없지만 지금도 괜찮아요. 스피드를 올리려는 노력보다는 가진 공을 좀더 정교하게 던지고 싶어요. 저는 제구력으로 승부를 해야 하는 투수니까요.”
○저는 신문 잘 안 봐요!
-1라운드에 지명이 됐다. 그때 기분은 어땠어?
“솔직히 깜짝 놀랐어요. 앞쪽보다는 뒤쪽에서 지명될 줄 알았거든요. 제가 생각해도 저는 그저 그런 투수였는데, 1라운드는 정말 예상 못했어요.”
-너의 장점을 스카우트들이 잘 파악한 거지.
“이렇게 1군에서 빨리 던질 줄도 몰랐죠. 이승엽(삼성), 김태균(한화) 같은 대스타를 제가 삼진으로 잡고, 또 필승조가 돼서 팀 승리를 지켜야 하는 투수가 되고, ….”
-성적이 좋아서 많이 뿌듯하겠다.
“저는 제 기록에 큰 관심 안 가져요. 신문도 잘 안보고요. 몇 승에, 몇 홀드 정도만 알고 다른 세세한 기록은 잘 몰라요. 그런 데 신경 쓰기보다는 그저 오늘 경기에 집중하자가 제 생각이에요.”
○신인왕은 8월쯤 생각해볼게요!
-신인왕 후보다. 어때?
“아직 신인왕을 이야기할 수준은 아닌 것 같아요. 말 그대로 후보 중의 한명이죠. 이제 두 달 했고, 형들이 진짜 승부라고 하는 여름이 이제 시작이잖아요. 매 경기 어떻게 하면 이길까, 어떻게 하면 잘 던질까, 그런 생각만 하려고요.”
-KIA는 신인왕이 이순철 수석코치 딱 한명이었어. 1985년에 받았지. 그래서 팬들은 너에게 기대가 클 거야.
“26년 동안 신인왕을 못 냈다는 건 그만큼 힘들다는 거잖아요. 이종범 선배님도 못 받았으니까요. 8월까지 제가 1군에서 잘 던지면 그때쯤 한번 생각해보겠습니다.”
-올해 목표는?
“솔직히 목표를 세우지 못했어요. 주전도 아닌데 신인이 목표를 세운다는 것도 그렇고. 막연하게 ‘열심히 해서 1군에 빨리 올라가자’ 정도였죠. 생각해보면 제가 요즘 꿈같은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아요.”
-프로야구 선수로서 꼭 한번 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
“저는 우승하는 게 야구선수의 가장 큰 꿈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건 못해도 꼭 한국시리즈 우승은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그때 제가 MVP가 되는 게 꿈이에요.”
-마운드에서 얼음처럼 침착한데 혹시 별명 있니?
“아니요. 근데 불리고 싶은 건 있어요. 어렸을 때부터 제가 빨간색과 불꽃을 정말 좋아했어요. 항상 활활 타오르는 ‘불꽃’이 제 별명이면 좋겠어요.”
KIA 박지훈은?
▲생년월일=1989년 9월 21일
▲출신교=본리초∼대구중∼경북고∼단국대
▲키·몸무게=182cm·82kg(우투우타)
▲프로 입단=2012신인드래프트 KIA 1라운드(전체 4순위) 지명·입단(계약금 2억원)
스포츠동아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