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이거 우즈. 스포츠동아DB
우즈, PGA 메모리얼 대회 우승
16번홀 위기를 기회로…시즌 2승 달성
잭 니클로스 “이곳에서 본 가장 멋진 샷”
14일 US오픈 출전…메이저 최다승 -4
침묵하던 타이거 우즈(미국)가 다시 깨어났다.
4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 주 더블린의 뮤어필드 빌리지 골프클럽 16번홀(파3·201야드). 우즈의 티샷은 19야드 더 날아가 그린 뒤쪽 러프에 떨어졌다. 위기였다. 선두 로리 사바티니(남아공)에 1타 뒤져 있던 우즈가 보기를 적어낼 경우 우승은 물 건너 갈 상황이었다.
그러나 우즈는 이 홀에서 승부를 결정지었다. 길면 해저드에 빠지고 짧으면 그린에 도달하기 힘든 상황이었지만 로브웨지를 꺼내든 뒤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멋진 플롭샷(러프나 경사진 곳에 놓인 공을 손목을 많이 사용해 높게 띄우는 기술)을 선보였다.
잔디에 절반 쯤 잠겨 있던 공은 하늘 높이 떠올랐고, 그린에 떨어진 뒤 홀을 향해 정확하게 굴러갔다. 공이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순간 모두가 환호했다.
우즈도 우승을 직감한 듯 트레이드마크인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며 기뻐했다.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한 우즈는 합계 9언더파 279타로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대회 주최자인 잭 니클로스(미국)는 이 장면을 보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곳에서 내가 본 가장 멋진 샷이다.”
우즈가 골프황제로 칭송받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런 모습이다. 자신의 의도대로 공을 다루는 ‘샷 메이킹’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우즈는 “오늘은 내가 생각한 대로 공을 보낼 수 있었다.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플레이 했다. 이번 우승은 단순한 우승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우승상금 116만 달러를 추가한 우즈는 시즌 상금 296만4050달러로 9위, 페덱스컵 순위에선 3위(1404점)로 뛰어올랐다.
사바티니와 안드레스 로메로(아르헨티나)가 7언더파 281타로 공동 2위, 한국선수 중에선 최경주(42·SK텔레콤)와 존허(23)가 합계 2오버파 290타로 공동 19위에 올랐다.

○통산 73승 샘 스니드 9승차로 좁혀
3월 아널드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30개월의 공백을 깨고 72번째 우승을 기록했던 우즈는 10주 만에 시즌 2승을 신고하면서 투어 통산 73승 달성에 성공했다.
1996년 10월 라스베이거스 인비테이셔널에서 투어 첫 승을 신고한 우즈는 2009년 11월 성추문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 무려 71승을 쓸어 담았다. 이후 이혼과 슬럼프를 동시에 겪으면서 2010년과 2011년 단 1승도 추가하지 못했지만 올 시즌 2승을 기록하면서 확실한 부활을 알렸다. 샘 스니드의 PGA투어 역대 최다승(82승)까지는 9승을 남겨뒀다. 10승만 추가하면 세계 골프역사를 새로 쓰게 된다.
우즈는 이번 주 휴식기를 가진 뒤 14일부터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 올림픽 골프클럽에서 시작하는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US오픈에 출전해 또 다른 기록에 도전한다.
메이저 14승을 기록 중인 우즈는 US오픈에서 3승을 기록 중이다. 가장 최근 우승은 2008년이다. 잭 니클로스가 보유 중인 메이저 최다승(18승)과는 4승차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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