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싱 스페셜] 포심 버린 용병들, 변형 직구가 대세

입력 2012-08-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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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나이트, 롯데 사도스키, SK 마리오, KIA 앤서니 등 많은 외국인 투수들은 최근 정통 직구(포심 패스트볼·사진의 그립)보다 땅볼 유도가 쉬운 변형 직구를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외국인투수들이 포심을 버리는 이유

나이트·소사, 싱커로 땅볼 유도 선택
사도스키는 포심 대신 ‘커터’ 주무기
“한국타자들 각 있는 공에 약한 추세”


1998년 외국인선수 제도가 도입된 후 한동안 외국인투수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직구(포심 패스트볼·four seam fastball)였다. 150km대의 강속구만으로 타자를 제압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한국타자들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단순한 강속구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렵다. 그러면서 최근 들어 외국인투수의 ‘포심 패스트볼(포심)’이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넥센 나이트, 롯데 사도스키, KIA 앤서니, 소사 등 많은 용병들이 ‘각이 있는’ 패스트볼을 선택하고 있다.


○외국인 투수 포심 버린 이유

두산 김현수는 “나이트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밀려들어오는 포심을 던졌는데 올해는 스트라이크존 양 옆으로 살짝 변화하는 공만 던진다”고 귀띔했다. 실제 나이트는 올해 ‘싱킹 패스트볼(싱커)’을 활용해 땅볼을 유도하는 피칭을 하고 있다. 포심보다 싱커 비율이 월등히 높다. 두산 손시헌은 “예전과 피칭 스타일이 전혀 달라졌다. 한국 타자들의 콘택트 능력이 좋기 때문에 한국무대에 적응하기 위해 진화하고 있다”고 혀를 내둘렀다.

롯데 사도스키는 ‘컷 패스트볼(커터)’을 포심 대신 사용하고 있고, 한국에 온 직후 직구 일변도로 좋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던 KIA 소사도 싱커 피처로 노선을 바꾸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SK 마리오나 KIA 앤서니는 투심이 주무기다.

양상문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삼진을 많이 잡는 투수가 최고라고 인정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며 “삼진을 잡기 위해서는 최소 공 3개를 던져야하지만 땅볼을 유도하면 공 1개로 최대 2개의 아웃카운트까지 잡을 수 있기 때문에 같은 패스트볼이라도 각이 있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60km대 직구라고 해도 눈에 익으면 칠 수 있다. 리즈(LG)가 성공하지 못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며 “한국 타자들이 장타를 위해 레벨스윙이 아닌 다운스윙으로 타격을 많이 하기 때문에 각이 있는 공에 약한 것도 이런 추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같은 패스트볼이라고 생각해야

두산 전력분석을 맡고 있는 윤혁 차장 역시 “예전 리오스가 최고 용병이었던 것은 포심보다 최고 150km대의 투심으로 승부한 덕분”이라며 “올해 포심으로 승부하는 선수는 니퍼트(두산), 리즈, 유먼(롯데) 정도다. 넥센 밴 헤켄은 직구가 140km대 초반이어서 비슷한 구속의 체인지업이 위력을 발휘하는 것이고, 니퍼트도 완전한 직구보다는 투심 같은 포심을 던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효과는 확실했다. 올 시즌 투수 부문 상위권에 외국인투수가 득세하고 있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외국인투수들이 각이 있는 패스트볼로 재미를 보면서 힘으로 윽박지르는 피칭스타일을 고수하지 않는 것”이라며 “하지만 타자들이 명심해야 할 것은 변화한다고 주춤하기보다 같은 패스트볼이라고 생각하면서 제 스윙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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