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두문자 쩌렁쩌렁…허재 감독은 왜?

입력 2012-09-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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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훈련을 위해 베이징을 찾은 KCC 허재 감독(오른쪽)이 중국 수도강철 여자팀에서 뛰고 있는 김영옥과 만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전지훈련을 위해 베이징을 찾은 KCC 허재 감독(오른쪽)이 중국 수도강철 여자팀에서 뛰고 있는 김영옥과 만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KCC 베이징 전지훈련 강도 역대 최고
하승진 입대 전태풍 이적…전력 구멍
“최고로 힘든 시즌…더 무서워져야 한다”



#장면 하나. 프로농구 KCC 이지스는 3일 중국 베이징 전지훈련 차 출국했다. 베이징 공항을 빠져나와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첫날 일정을 묻는 구단 직원들의 물음에 허재 감독은 “바로 농구장 출발”이라고 말했다. 선수들은 숙소에 짐만 놓고 허겁지겁 유니폼을 입고, 곧장 훈련장으로 나가야 했다.

#장면 둘. 베이징 수도강철 체육관에서 시작된 첫날 훈련. 몸을 풀 때부터 허 감독의 불호령이 쩌렁쩌렁했다. 자세만 흐트러져도 따로 불러 호되게 혼을 냈다. 속도가 느리거나 실수가 나오면 육두문자까지 삼가지 않았다. 4일 예정된 수도강철과의 연습경기에 대비한 패턴훈련까지 다 마치니 2시간이 훌쩍 넘었다. 가드 임재현(35)은 “고참이라고 감독님이 봐주시는 편인데도, 프로 입단하고 이렇게 훈련을 세게 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시즌 목표를 질문 받자 허 감독은 웃으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우승을 하겠다’고 말하기 힘든 현실. 선수 때부터 1등이 아니면 직성이 안 풀리던 허 감독에게 올 시즌 예정된 고난의 행군은 어떤 의미일까.

하승진의 군입대, 전태풍의 이적, 추승균의 은퇴…. 베스트5를 짜기조차 힘든 전력. 1순위로 뽑은 용병 센터 코트니 심스마저 전훈 출발 직전인 8월 30일 KT와의 연습경기 도중 왼 발목을 다쳤다. 4주 진단을 받아 베이징에 오지도 못했다.

투 가드 임재현, 신명호 말고는 무주공산이다. 어떻게든 선수를 만들어야 할 상황. 장민국 노승준 김태홍처럼 가능성 갖춘 유망주들이 유독 꾸지람을 많이 듣는 이유다. 허 감독은 “선수, 지도자 통틀어 이렇게 힘든 시즌은 없었다. 올해는 더 무서워질 수밖에 없다”고 고백했다. 어린 선수들에게 실력은 어쩔 수 없어도, 성장하려는 근성만큼은 심어주고 싶다는 바람인 것이다.

베이징|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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