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에서부터)이청용-고요한-기성용. 스포츠동아DB
붙박이 주전 없는 ‘우측 풀백’ 눈도장
“청용이, 성용이가 잘 도와주겠죠.”
축구대표팀 오른쪽 풀백 고요한(24·FC서울)이 말했다. 고요한은 11일(한국시간) 벌어질 우즈베키스탄과 월드컵 최종예선 3차전을 앞두고 최강희호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프로 입단동기인 이청용(볼턴), 기성용(스완지시티)과 절친이다. 2000년 중반 FC서울이 유망주 정책을 펼칠 때 함께 입단해 2군 무대에서 눈물 젖은 빵도 같이 먹었다. 이번에 이청용과 기성용도 나란히 대표팀에 발탁돼 셋은 우즈베키스탄 현지에서 반가운 재회를 하게 됐다. 고요한은 “최근에 연락을 주고받지는 못 했어요”라면서도 “만나면 애들이 잘 도와주지 않겠어요”라며 웃음 지었다.
친한 친구들이 대표팀에 발탁되고 유럽 무대까지 진출하는 것을 보며 마냥 마음 편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고요한도 K리그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썼다. 2009년 반짝 활약을 펼쳤다. 오른쪽 미드필더로 K리그 16경기를 뛰며 맹활약해 당시 대표팀 사령탑 허정무 감독의 눈에 들었다. 그해 10월 세네갈과 평가전을 앞두고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후반 37분 이청용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지만 인상적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이후 대표팀과는 인연이 없었다.
서울 최용수 감독이 부임한 뒤 고요한에게 큰 변화가 찾아왔다. 최 감독은 고요한에게 오른쪽 풀백 변신을 권했다. 마침 최효진의 상무임대로 그 자리가 비어있었다. 변신은 성공이었다. 고요한은 올 시즌 26경기를 뛰며 K리그 선두 질주의 일등 공신이 됐고, 최강희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최강희호에서 오른쪽 풀백은 현재 주인이 없다. 전임 허정무, 조광래 감독은 차두리(뒤셀도르프)를 중용했지만 최 감독은 차두리를 한 번도 부르지 않았다. 최효진(서울), 오범석(수원), 신광훈(포항)이 번갈아 기용됐지만 누구도 최 감독의 마음을 100% 사로잡지 못했다. 고요한에게는 기회다. 각오를 묻자 그의 눈이 빛났다.
“간절한 마음으로 죽을 힘을 다해 뛰려고 해요. 수비도 물론 중요하지만 감독님께서 공격적인 모습을 기대하신다고 들었어요. 공격에 더 많은 신경을 쓸 겁니다.”
윤태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