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A매치 상처 씻어준 훈훈한 동료애!

입력 2012-09-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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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스포츠동아DB

“남들이 잔디밭에서 축구할 때 넌 얼음판에서 한 거야.”

FC서울 오른쪽 수비수 고요한(24)은 A대표팀의 일원으로 11일(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과 월드컵 최종예선 3차전 원정 후 큰 곤욕을 치렀다. 우즈베키스탄과 경기에서 선발로 나서 수차례 상대에게 측면 찬스를 허용했다. 미끄러운 잔디에 계속 넘어져 졸전의 원흉으로 지목됐다. 이렇게까지 된 데는 알려지지 않은 비화도 있다. 대표팀 선수들은 해외 원정 때 보통 2∼3종류의 축구화를 준비한다. 우즈베키스탄 잔디가 워낙 무르고 미끄러워 스터드가 긴 축구화가 필요했는데 고요한은 평소 국내에서 신던 축구화만 1켤레만 갖고 갔다. 해외 원정이 처음인 대표팀 새내기라 벌어진 해프닝이었다.

더 큰 문제는 후유증이었다. 국가대표에 뽑혀 A매치를 망친 뒤 K리그에 계속 악영향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서울 최용수 감독은 16일 부산과 K리그 31라운드 원정에서 고요한을 과감하게 선발 출전시켰다. 고요한은 90분 내내 이를 악물고 뛰었다. 후반 18분 골문 안으로 들어가는 상대 헤딩슛을 사력을 다한 점프로 막아냈다. 무실점으로 2-0 승리에 힘을 보탰다.

그는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네가 실수를 하든 패스미스를 하든 상관없다. 하고 싶은 거 다하고 나오라’로 말씀해주셔서 자신감을 얻었다. 동료들도 따뜻한 위로와 협력 플레이로 도와줬다.”

최 감독은 “대표팀 1경기만 보고 고요한을 평해서는 안 된다. 벼락스타보다 이런 쓴 경험이 더 강해지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거다”며 힘을 실어줬다.

부산|윤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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