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풍 “오리온스에 뼈 묻겠다”

입력 2012-09-20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KCC에서 오리온스로 이적한 전태풍은 “이제 한 팀에서 뛰고 싶다”며 미소를 지었다. 랴오양(중국)|이경호 기자

3년 후 또 팀 바뀌나 걱정…“난 진짜 한국인”
中 전지훈련서 5kg 감량…빠른 발까지 갖춰


미국에서 한국으로, 그리고 KCC에서 오리온스로. 자신의 농구인생에서 2번째 큰 도전을 앞둔 전태풍(32)은 “재미있고 신나는 새로운 시작”이라며 들뜬 모습을 보였다.

오리온스의 중국 랴오닝성 랴오양 전지훈련에 참가한 전태풍은 지난해보다 체중을 5kg 이상 줄여 더욱 날렵해졌다. 추일승 감독은 “지난해에는 하프라인 넘는 것도 힘들 때가 많았다. 빠른 발과 경기 전체를 읽는 능력, 외곽슛을 갖춘 전태풍이 왔기 때문에 골밑 공격까지 살아나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태풍도 “신나게 뛰고, 3점슛 던지고, 안 들어가면 다시 와서 수비하고, 재미있게 농구하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전태풍은 귀화혼혈선수에 대한 규정 때문에 자기의지와는 무관하게 KCC에서 오리온스로 이적했다. 그는 “나는 한국인이다. 왜 차별을 받아야 하나”라고 아쉬워했다. 사실 전태풍이야말로 주변의 그 누구도 ‘진짜 한국인’임을 의심치 않는, 몇 안 되는 귀화혼혈선수다. 그는 이제 더 완벽해진 ‘국어’ 발음으로 “오리온스에 오기 싫다는 생각이 아니었기 때문에 설레기도 하고 기분 좋게 왔다. 하지만 3년 후에 또 바뀌는 것은 정말 아닌 것 같다. 이제 한 팀에서 계속 있고 싶다. 그 팀이 오리온스? 아마도 그럴 것”이라며 미소 지었다.

물론 귀화혼혈선수에 대한 자동이적제도가 사라질지는 불투명하다. 전태풍 역시 그 사실을 잘 알기에 어쩔 수 없이 나오는 쓴웃음마저 감추진 못한다. 그래도 새로운 도전을 즐기기로 했다. “이제 못 놀아요. 아저씨 됐어요. 아내와 아들이 먼저에요.(5월 아들 태용을 얻었다) 오리온스 동료들 모두 최고에요. 올해는 무조건 4강이에요. 지켜봐주세요.”

랴오양(중국)|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