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성 “물오른 포항은 못말려” 강승조 “감독님 우승 말춤 준비”

입력 2012-10-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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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FA컵 결승전에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는 포항과 경남의 ‘에이스’ 황진성(왼쪽)과 강승조가 장외 입심대결을 펼쳤다. 이들은 자신이 뛰지 않더라도 소속팀이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포츠동아DB

환진성

2008년 우승경험…빅게임에 강해
끈질기고 역습 강력한 경남 이지만
주장 강승조 공백 분명 타격 있을 것
신진호 실력탄탄 내 몫까지 해줄 것



강승조


포항 스쿼드 강하지만 경남 패기 강점
5월엔 나 없이 포항 원정승리 추억도
중원대결·기싸움 안밀리면 승산 충분
최감독님 “우승땐 싸이말춤 춘다”공약


포항 스틸러스와 경남FC의 에이스들이 장외 입심대결로 오프닝매치를 펼쳤다. 포항과 경남은 20일 오후 2시 스틸야드에서 ‘2012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을 치른다. 두 팀 모두 핵심선수가 1명씩 빠진다. 포항 공격수 황진성(28), 경남 미드필더 강승조(26)가 경고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한다. 스포츠동아는 뛰고 싶어도 못 뛰는 두 에이스의 ‘토크 배틀’을 기획했다. 황진성은 15일 포항에서 직접 만났고, 강승조는 전화로 인터뷰 했다.


-결승을 밖에서 보는 심정은.


황진성(이하 황) : 4강전 때 절대 경고 받으면 안 된다는 마음을 갖고 뛰었는데…. 그게 경고성 파울까지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주심이 카드를 꺼내더라고요. 너무 당황했죠. 이후 몇 분 동안은 집중을 하기가 힘들 정도였어요. 8강전에서 그런 세리머니를 한 게 후회될 뿐이죠.(황진성은 8강에서 결승골을 넣고 상의를 벗는 세리머니로 경고를 받았다)


강승조(이하 강) : 팀도 손해고 개인도 아프고. FA컵 리허설(경남은 FA컵을 앞둔 리그 경기에서 강승조를 뺀 채 경기를 해 왔다) 얘기가 나올 때마다 아쉽고요. 제가 잘못했으니 어쩔 수 없죠.


-2008년 포항과 경남이 FA컵 결승을 치러 포항이 우승을 했는데.


황 : 그 때 결승을 제주에서 했었죠. 제가 초반에 결승골도 넣었고 전체적으로 우리 팀플레이가 정말 좋았어요. 경기 내내 상대를 압도했던 기억이 나요.


강 : 그 때 저는 경남에 없었으니….


-포항은 우승 경험이 많은 반면 경남은 없다. 이런 점이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황 :
차이가 크죠. 큰 경기에서는 생각보다 의욕이 앞서고 냉정하게 평정심 유지하는 게 쉽지 않아요. 아무리 냉정하려 해도 관중이 많고 분위기 자체가 전쟁 같은 흐름으로 가면 힘이 들어가기 마련이죠. 우리 팀은 이런 경험도 많고, 오히려 편안한 마음으로 할 수 있을 겁니다.


강 : 인정할 건 인정해야죠. 포항은 워낙 좋은 팀이고, 역사가 있고, 강한 스쿼드를 갖고 있으니. 반면 우린 젊고 어리고…. 솔직히 긴장은 됩니다. 저도 부산에 있을 때 경험 없는 상황에서 포항을 만나(2009년 리그 컵 결승) 어리둥절했을 정도로 스스로에 실망한 적이 있거든요. 하지만 그런 부분을 알고 있어서 동료들에게 늘 말해주고 있어요. 100% 경기력은 아니더라도 최소 자신의 80%까지만 한다는 생각으로 뛰어주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요.


-올 시즌 리그에서 두 번 맞붙어 본 소감은.(포항, 경남은 1승씩 나눠가졌다)

황 :
경남은 쉽지 않은 팀이에요. 두 번 다 상대하기 어려운 느낌이었어요. 끈질긴 팀이라는 느낌이 있고 수비적으로 하다가 역습도 좋고. 포항이 강팀에는 강한데 수비적으로 내려 서 는 팀한테는 어려움을 겪은 적이 많아 조심해야 될 것 같아요.


강 : 정말 힘든 승부가 될 것 같아요. 그래도 최근 포항 원정 승리가 몇 년 간 없었는데 5월 원정에서 우리가 1-0으로 승리한 좋은 기억이 있어요.


-서로 빠지는 게 팀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황 :
아무래도 (강)승조가 주장이니까 팀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지 않겠어요. 우리 팀에 주장 (황)지수 형이 없다고 하면 구심점이 없어 힘든 것처럼. 공수를 갖춘 선수 실력 있는 선수니 경남은 타격이 클 것 같은데요.


강 : 우리가 포항을 이길 때 제가 뛰지 않았거든요. 저 없이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거죠.


황 : 하하. 그 때 포항을 생각하면 완전히 오산인데. 그 때는 뭔가 잘 안 풀리고 쫓기는 분위기였지만 지금은 팀워크도 좋고 자신감 넘치고 편안해요. 그리고 어제(14일 포항-울산. 포항은 황진성 없이도 3-1로 이겼다) 보셨잖아요. 우리 팀은 지금 1∼2명 빠진다고 경기력에 차이가 없다니까요.


강 : 제가 봐도 포항이 물이 오르긴 올랐는데…. 그래도 (황)진성 형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던데요 뭘. 포항이 좀 더 타격이 크지 않을까요.


-FA컵 우승 팀에는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주어지는데.

황 :
그러니까 더 저희가 우승해야죠. 우리가 여러모로 경남보다는 경쟁력 있는 팀 아닌가요.


-포항 황선홍, 경남 최진한 감독 모두 아직 우승 경험이 없는데.

황 :
그래서 개인적으로도 올해 감독님한테 어떤 대회든 우승을 해서 헹가래 해 드리고 싶었어요. 동료들과 말해보니 다들 그런 생각 많이 하더라고요.


강 : 저도 황 감독님과는 인연이 있죠. 연습생 출신인 저를 부산 사령탑으로 부임해 많이 예뻐해 주셨어요. 2009년 부산이 리그 컵 결승에서 감독님의 친정 팀인 포항에 졌던 거 아시죠? 이번에는 저희가 황 감독님을 이기고 최 감독님께 우승컵 드려야하니. 이렇게 얽히고설킨 게 축구 아니겠어요. 하하.


-자신의 대체요원들에게 조언을 해 준다면.

황 :
(신진호에게) 진호가 지금까지 가진 것에 비해서 많이 못 보여줬어요. 워낙 실력 있고 가진 게 많은 친구니 평정심만 유지하면 좋은 역할 해줄 겁니다.


강 : (최현연에게) 우리 공격수 까이끼, 윤일록, 김인한이 다 빠르잖아요. 그 방점을 찍는 역할을 현연이가 해야죠. 그런데 쭉 훈련하는 걸 보니까 누가 나갈지 모르던데. 하하.


-동료들에게 메시지 한 마디.(편의상 존대 생략)

황 :
다들 경남에 대해서는 잘 알지? 홈이니까 하던 대로 자신감 있게 우리들의 플레이 펼치면 충분히 승리할 수 있을 거야. 내가 뛰지는 못해도 경기 끝나고 우승 세리머니 꼭 하고 싶거든. 꼭 이겨 줘.


강 : 일단 중원 대결과 기 싸움에서 밀리면 안 돼. 주장으로 함께 못하는 게 너무 미안하고 안타깝지만 지금까지 앞만 바라보고 달려왔고 이제 딱 한 걸음 남았으니 후회 없이 하자. 우승해서 최 감독님 말춤 추면(최진한 감독은 FA컵 우승하면 최근 유행하는 말춤을 추겠다고 공약) 우리가 채찍질해야 하니까 다들 채찍 준비하고….


-마지막으로 이래서 우리가 이긴다고 딱 한 마디만 한다면.

황 :
다른 말 필요 없습니다. 포항은 포항이라 이깁니다.


강 : 경남이 올해 그룹A(1∼8위)에 잔류할 거라고 누가 예상했나요? 이번 FA컵도 마찬가지일겁니다.

포항|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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