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선수 울리는 KLPGA ‘묻지마 행정’

입력 2012-10-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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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의 허술한 행정이 도마에 올랐다.

KLPGA는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12월1일부터 열리는 한일 여자프로골프 국가대항전에 출전할 12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모두 출전을 확정지은 것처럼 보내왔다.

하지만 이들 중 2∼3명은 한일전에 출전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일전 개최가 늦게 결정되는 바람에 최나연과 신지애 등은 이미 다른 일정을 잡았다. KLPGA는 “될 수 있으면 출전을 유도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나오라면 나와라’는 식이다. KLPGA는 한일전에 선발된 선수가 특별한 이유 없이 출전하지 않을 경우 벌금 등을 내도록 규정을 바꿨다. 정규 투어 이외의 대회 출전은 출전 포기 사유가 되지 않는다.

선수는 불만이다. 이들은 “협회로부터 한일전과 관련해 전달받은 내용이 없다. 이제 와서 선수의 일정을 고려하지 않고 협회 규정에 따라 무조건 나오라고 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걱정하는 건 벌금이 아니다. 한일전의 중요성을 알기에 팬들로부터 괜한 오해를 사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그렇다고 미리 잡아둔 약속을 취소할 수도 없다. 선수만 곤란한 지경에 놓였다.

KLPGA는 9월에도 어이없는 행정을 보였다. 9월9일 끝난 한화금융클래식 종료를 기준으로 상금랭킹 12명에게 외환-하나은행 챔피언십 출전권을 주기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 대회가 끝난 뒤 다음날 갑자기 기준을 1주일 뒤로 미뤘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작년 기준으로 1개월 전이었기에 올해도 그렇게 바꿨다”는 게 협회 설명이다. 그 바람에 정혜진(25)은 출전 기회를 놓쳤다. 9일 기준으로 상금랭킹 11위였지만 16일 기준으로 14위로 떨어졌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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