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UAE에서 열린 \'2012 AFC U-19 챔피언십 결승\'에서 이라크를 승부차기 끝에 승리하며 8년만에 정상탈환에 성공한 U-19 축구대표팀이 19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했다. 축구협회에서 마련한 해단식에서 U-19 대표팀 문창진이 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인천공항|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지난 17일 UAE에서 열린 \'2012 AFC U-19 챔피언십 결승\'에서 이라크를 승부차기 끝에 승리하며 8년만에 정상탈환에 성공한 U-19 축구대표팀이 19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했다. 축구협회에서 마련한 해단식에서 U-19 대표팀 문창진이 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인천공항|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독일 축구유학 갈때도 열심히 하겠단 말만…”
3살때 입문…‘차범근+최문식 축구’ 교육성과
아버지 헌신…왜소한 체격이지만 정신력 강해


“결혼 10년 만에 얻은 아들이라 애틋함이 큽니다.”

아버지는 수줍은 듯 아들을 칭찬했다. 말수가 적은 그는 유독 아들 얘기 때마다 웃음꽃이 한 다발이었다. 그의 외동아들은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에서 펄펄 날았다. 조별리그 중국전부터 이라크와 결승전까지 4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했다. 대회 최우수선수(MVP)상도 받았다. 문창진(19·포항·사진)이 바로 그 주인공. 스포츠동아는 19일 U-19 대표팀이 귀국한 인천국제공항에서 문창진의 아버지 문병수(57)씨를 단독으로 만나 아들 이야기를 들었다.

문창진은 세 살 때부터 축구를 접했다. 문 씨는 “어렸을 때부터 공을 가지고 놀기 좋아했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아들의 재능을 줄곧 지켜봤다. 아들 손을 붙잡고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3년간 차범근 축구교실을 데리고 나갔다. 충족치 않은 가정 형편에도 독일 레버쿠젠으로 축구유학을 보냈다. 문 씨는 “공항에서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을 마중하는데, 축구 열심히 하겠다는 말만 전하고 한번도 뒤돌아보지 않은 채 출국장을 빠져나갔다”고 회상했다.

6개월의 독일 생활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담금질을 시작했다. 4학년 때 전남 광양제철초등학교로 전학 갔다. 그곳에서 은사 김정혁 광양제철초(현 목포시청) 감독을 만났다. 작은 체구에도 볼을 예쁘게 찼던 그의 기량을 높이 샀다. 6학년 당시 차범근 축구상을 받았다. 1년 6개월간 독일 선진축구를 체득했다. 문창진은 최문식 감독이 이끌던 포항제철중학교에 들어갔다. 개인기술이 뛰어난 문창진이 대한민국 ‘최고 테크니션’이라 찬사 받던 최 감독 밑으로 들어간 것이다. 문 씨는 “아들이 차범근 축구교실과 김 감독, 최 감독님께 많은 것을 배웠다. (문)창진이는 아직도 최 감독님을 제일 무섭고 존경한다고 말한다”고 했다.

171cm, 64kg. 축구선수로서는 다소 왜소한 체격. 그러나 탄탄한 기본기와 센스는 흡사 성인 대표 선수의 그것을 능가한다. 이라크와 결승전에서 0-1 뒤진 후반 47분. 수비수 한명을 제치고 빠르게 때린 동점골은 탄탄한 개인기와 재능을 설명한다. 강한 정신력도 가지고 있다. 문창진은 결승전 당시 허벅지 부상을 입었다. 그는 “게임을 못 뛸 정도였다. 그러나 내가 나가면 팀 밸런스가 무너질 것 같았다. 이를 악물고 끝까지 싸웠다”고 전했다.

U-19대표팀이 이날 금의환향한 가운데 그 중에서 가장 돋보인 선수는 문창진이었다. 아버지는 아들의 인터뷰를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문창진도 말은 하지 않았지만 아버지의 옅은 미소에 사랑과 감사의 눈빛을 보냈다. 인천공항은 추운 날씨에도 따뜻한 온기로 뒤덮였다.

2012 AFC U-19 챔피언십에서 이라크를 꺾고 8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U-19 축구대표팀이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했다. 선수들이 팬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김민성기자 marineb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2012 AFC U-19 챔피언십에서 이라크를 꺾고 8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U-19 축구대표팀이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했다. 선수들이 팬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김민성기자 marineb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인천국제공항|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트위터 @sangjun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