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삼 “내년엔 대박나고 소고기 사묵겠지”

입력 2012-12-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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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4억원, 쇠고기를 원 없이 사먹겠다!’ 18일 2013시즌 연봉 4억원에 재계약한 삼성 장원삼은 유행어 “소고기 사묵겠지”로 거액 계약의 기쁨을 나타냈다. 다승왕과 한국시리즈 우승, 골든글러브에 이은 연봉대박까지 최고의 겨울이다. 스포츠동아DB

7년전 “1억만 받아도 소원 없겠다”던 햇병아리 투수
17승 최고의 해…1억 7500만원 오른 4억에 재계약
“내가 생각해도 인생역전…내년시즌뒤 FA 잭팟 완결편”


“4억 받으면 뭐 하겠노? 소고기 사묵겠지.”

삼성 장원삼(29)은 낙천적이다. ‘개그콘서트’를 즐겨보는 그는 요즘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할 때 말끝마다 “××하면 뭐 하겠노? 소고기 사묵겠지”라는 유행어를 읊조리는데, 18일 연봉 4억원에 내년 시즌 재계약을 한 뒤에도 소감을 묻자 이 말부터 꺼내며 웃었다. 그러면서 이내 “올해는 개인 성적도 좋고, 팀도 우승하고, 연봉도 올라 진짜 좋다”며 기쁜 속내를 드러냈다.

삼성은 이날 에이스 장원삼과 4억원에 2013년 연봉 재계약을 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2억2500만원에서 1억7500만원(78.8%)이나 뛰어오른 금액. 아직까지 고액 연봉 선수들의 연봉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아 몇 위권이 될지 알 수는 없지만, 일단 올 시즌 연봉을 기준으로 보면 4억원은 9개 구단 투수 중 5위권에 해당하는 연봉이다. 두산 김선우(5억5000만원), 넥센 김병현과 롯데 정대현(이상 5억원), 한화 류현진(4억3000만원) 다음이다. 삼성에선 올해 배영수가 4억원으로 최고 연봉자였다.

장원삼은 올 시즌 생애 최고의 해를 보냈다. 17승6패1홀드, 방어율 3.55를 기록하며 처음 다승왕에 올랐다. 한국시리즈에선 13이닝 동안 단 1점만 내주며 2승과 함께 0점대 방어율(0.69)로 팀 우승을 이끌었다. 연말에는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이날 연봉 4억원 고지까지 점령한 장원삼은 “내가 생각해도 인생역전이다”며 감격해했다. 그러면서 “프로 입단 때만 해도 내가 억대 연봉을 받을 수나 있을까 했다. 그때는 억대 연봉은 꿈이었다”며 옛 기억을 더듬었다.

어릴 때부터 작은 체격에 야구재능 또한 특출 나지 않았다. 그래서 중학교 때는 유니폼을 벗고 일반학생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2002년 용마고 졸업 당시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지명 11라운드(전체 89번)에 가까스로 현대에 지명됐다. 경성대를 경유해 4년 뒤인 2006년 현대에 입단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장원삼은 평범해도 최고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날카로운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갈고닦았고, 칼날 같은 제구력을 앞세워 정상급 투수로 도약했다. 류현진 김광현(SK) 봉중근(LG) 등이 내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하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한국야구는 그가 국가대표 좌완 에이스로 활약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장원삼의 인생 역전 스토리는 어쩌면 이제 시작일지 모른다. 내년 시즌 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기 때문이다. 7년 전 “연봉 1억만 받아도 소원이 없겠다”던 햇병아리 투수가 이제 ‘황금의 왼팔’로 성장했다. 그는 “올해 인생 역전에 성공했다면, 내년에 확실히 인생역전 굳히기에 들어가겠다. 조만간 고향 창원에서 산을 타고 몸을 만들기 시작하겠다”며 2013년을 향한 의욕을 가다듬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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