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스포츠동아DB
박지성 이름새긴 유니폼 입고 응원
박지성(31·사진)이 결장한 퀸즈파크레인저스(QPR)가 시즌 2승 도전에 실패했다. QPR은 27일(한국시간) 런던 홈구장 로프터스 로드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9라운드에서 웨스트브로미치알비온(WBA)에 1-2로 졌다. 이날 박지성은 QPR 매치데이 책자의 ‘주장 인사말’을 통해 “무릎 부상으로 몇 주간 출전하기 어렵다”는 말을 전했다.
○또 도진 무기력 증후군
부정확한 패스와 엉성한 개인기에 홈 팬들은 분노했다. 90분 내내 무기력했다. 박지성에 이어 최근 주장으로 활약해온 라이언 넬슨이 빠진 수비라인은 어설픈 대응으로 쉽게 실점을 내줬다. 그렇다고 공격진이 호평을 받은 건 아니었다. 공격수 지브릴 시세가 골망을 한 번 흔들긴 했는데, 여전히 겉도는 플레이와 급격한 체력저하로 비난을 면치 못했다. 외부 도움도 받지 못했다. 이날 심판들의 자질도 의심됐다. 경기 종료 후 BBC스포츠는 “적어도 QPR은 한 번의 페널티킥 찬스를 얻을만 했고, 두 번째 실점 장면은 골키퍼 차징 논란감”이라고 지적했다.
○해답 없는 측면
측면이 가장 문제였다. 최근 QPR은 왼쪽 날개로 제이미 마키와 아델 타랍, 호일렛 등을 번갈아 세웠으나 누구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한 쪽은 공격에(만) 능했고, 다른 쪽은 수비만 치중하는 등 ‘양극화’ 현상이 뚜렷했다. 해리 레드냅 감독에게는 노련한 미드필더가 필요한데, 박지성의 부재가 특히 아쉬운 대목이었다. 측면 풀백들도 실망스럽긴 마찬가지. 보싱와, 트라오레, 파비우 모두 쉽게 뒷 공간을 허용해 실점의 결정적인 빌미를 제공한다.
○한국 팬만 ‘열광’
박지성은 없어도 한국 팬들의 열성은 인정할 만 했다. 곳곳에 태극기 물결과 박지성의 이름이 새겨진 QPR 유니폼을 볼 수 있었고, 몇몇은 박지성의 사진이 담긴 현수막을 만들어 응원전을 펼쳤다. 하지만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QPR의 서글픈 자화상이기도 했다. QPR 관계자는 “최근 시즌 회원들의 티켓 구매가 줄어들어 일반인 대상 티켓 판매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차가운 날씨만큼이나 을씨년스런 QPR의 요즘이다.
런던(영국)|이지훈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