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안암병원 장례식장에서 고 조성민 전 두산 코치의 발인이 진행되고 있다. 고인의 고려대 동기인 홍원기 넥센 코치(오른쪽 2번째)가 오열하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함께 한 아이들 눈 가렸지만 딸은 결국 울음
“얼마나 떠나기 싫었으면….”
화장터의 화로 속으로 서서히 관이 밀려들어갔다. 순식간에 주위는 통곡소리로 뒤덮였다. 휠체어에 탄 아버지는 침통하게 고개를 숙였고, 이미 눈가를 붉게 물들였던 어머니는 비명처럼 아들의 이름을 불렀다. 누나는 어린 나이에 상주가 된 두 아이의 눈을 손으로 가렸다. 그러나 딸은 결국 왈칵 울어버렸다.
고 조성민 전 두산 코치가 8일 영면했다. 서울 고려대안암병원에서 장례식을 치른 뒤 경기도 성남영생관리사업소에서 화장됐다. 전 에이전트 손덕기 씨가 위패를 들었고, 92학번 동기생인 정민철 한화 코치와 홍원기 넥센 코치가 앞장서 운구했다. 홍 코치는 친구의 관을 들어올린 순간부터 내내 서럽게 오열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가까스로 울음을 참았던 정 코치도 화장터에서 관이 손을 떠나는 순간 끝내 눈물을 쏟았다. 정 코치는 이렇게 말했다. “운구 차량으로 관을 옮길 때는 이상하리만치 가벼웠어요. 그런데 화장터에 도착해 관을 들어올리니 갑자기 팔이 덜덜 떨릴 만큼 무겁게 느껴지더군요. 갑자기 옛 어른들 말씀이 생각났어요. ‘고인이 떠나기 싫으면 관이 천근만근 무거워진다’고…. ‘성민이도 정말 떠나기 싫은가 보다’ 싶어 울컥했습니다.”
신일고, 고려대, 요미우리, 한화, 두산. 조성민의 한 지인은 고인이 몸담았던 팀들의 이름을 긴 띠에 차례로 걸고 운구 행렬의 끝을 뒤따랐다. 세상을 떠나는 순간에도 ‘야구인’으로 기억되고 싶었을 고인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함이다. 고단했던 생을 스스로 마감한 조성민의 유골은 유족과 동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경기도 광주 분당스카이캐슬추모공원에 안치됐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