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앙숙 미국-이란 ‘레슬링 동맹’

입력 2013-02-25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이란 대통령, 미국 레슬링팀과 악수
올림픽 제외 후 국제적 협력 분위기


국제 무대에서 정치적 앙숙 관계인 미국과 이란이 레슬링에서 긴밀한 공조 체제를 다지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은 22일(한국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레슬링 월드컵 대회에서 마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대회를 마친 뒤 미국 팀 관계자들과 악수를 하는 이례적인 광경이 연출됐다’고 전했다. 외신은 이에 대해 지난 12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레슬링을 하계올림픽 핵심종목에서 탈락시킨 이후 ‘위기에 빠진’ 레슬링 두 강국 사이에서 나타나는 국제적인 협력을 상징하는 장면이라 해석했다.

미국과 이란의 외교 관계는 1979년 이후 단절된 상태로, 최근에도 이란은 핵협상을 두고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와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 대통령이 시상식에 참석해 미국 대표팀에 인사를 건넨 것은 큰 의미를 지닌다. 미국 레슬링협회도 5월 이란올림픽위원회의 모하마드 알리아바디 위원장을 뉴욕으로 초대하기로 했다. 미국 레슬링 대표팀의 미치 헐 단장은 “정치적으로는 다를지 몰라도 레슬링에 있어서만큼은 이란은 강력한 동맹국”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레슬링의 하계올림픽 핵심종목 탈락이 1971년 미국과 중국의 굳게 닫힌 관계에 틈을 연 ‘핑퐁 외교’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