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순위 레오 품은 ‘신치용 감독의 한수’…삼성화재, 7번째 챔프 쏜다

입력 2013-02-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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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스포츠동아DB

■ 5번째 정규리그 우승…챔프전 직행

2012∼2013시즌 NH농협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가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하고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다. 삼성화재는 23일 KEPCO와 수원 원정에서 세트스코어 3-1로 이기고 승점 62(22승3패)로 2년 연속이자 V리그 통산 5번째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삼성화재는 3월24일부터 플레이오프 승자와 5전3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을 벌인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누구도 우승후보로 꼽지 않았지만 삼성화재는 강했다. 예전보다 쉽게 그리고 빠르게 1위를 확정했다. 오직 삼성화재 선수들과 신치용 감독만이 그 가능성을 믿었고, 그대로 해냈다. 이유는 많았다.


대들보 가빈 떠나 전력 약화 불가피
용병 7번째 후보 레오 효자역할 톡톡
득점·공격·서브 1위…수비도 좋아

석진욱·고희진·여오현 고참들 펄펄
현대 등 경쟁팀 주춤…초반부터 독주



○가빈은 떠났지만 레오가 왔다

3년간 팀의 대들보 역할을 한 가빈이 떠났다. 새 외국인 선수로는 삼성화재 레오보다 LIG손해보험의 까메호가 더 기대를 모았다. 몸값도 차이가 났다. 신 감독은 6번이나 용병을 퇴짜 놓으며 고르고 고른 끝에 레오를 골랐다. 7번째 용병은 정말 올바른 선택이었다. 신 감독은 “가빈은 가빈의 역할이 있고 레오는 레오의 역할이 있다”고 했다. 레오가 가세하면서 팀 전술이 달라졌다. 리시브에 가담하면서 그동안 수비부담이 많던 박철우의 활용 폭이 넓어졌다. 레오는 득점 공격 서브부문 1위를 차지하며 팀 공격의 중심에 섰다.


○석진욱 고희진 여오현 등 고참의 투혼

신 감독이 시즌을 앞두고 팀에 의문부호를 둔 것은 30대 베테랑이었다. 한창 때는 아니기에, 또 부상도 달고 사는 선수들이기에 얼마나 버텨줄 것인지 확신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들은 여전히 싱싱했다. 고희진과 여오현은 “올해 우승 못하면 은퇴”라는 신 감독의 말을 새기고 있었다. 앞서서 팀을 위해 희생했다. 최선참 석진욱과 세터 유광우는 발목부상으로 고전하면서도 코트를 지켰다. 주장 고희진은 여오현과 함께 선수들을 다독거리며 블루팡스만의 독특한 문화를 지켜갔다.


○경쟁자들의 기량은 전보다 못했다

삼성화재는 1라운드 전승으로 바람을 탔다. 2라운드도 대한항공에 1패를 했지만 4승을 추가하며 달아났다. 고비는 3라운드였다. 2패를 했다. 러시앤캐시와 LIG손해보험에 0-3으로 졌다. 1월1일 현대캐피탈과 경기가 신 감독이 꼽은 시즌의 승부처였다. 그 중요한 경기를 3-0으로 잡으며 삼성화재는 다시 일어섰다. 삼성화재는 단 한차례도 연패를 당하지 않았다. 4라운드 전승으로 선두자리를 탄탄히 했고, 결국 5라운드까지 연승을 11로 늘리며 1위를 확정했다. 신 감독 스스로도 “우리 전력은 좋아질 것이 없었다”고 했다. 대신 경쟁자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 LIG손해보험이 주춤거렸다. 현대캐피탈과 LIG손해보험은 좋은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뭔가가 여전히 부족했다. 대한항공은 시즌 들어가기 전부터 감독과 프런트의 사이에 틈이 생겼다. 외국인 선수 마틴의 기량도 예전만 못했다. 겸병필승(謙兵必勝). 겸손한 병사는 반드시 이긴다는 손자병법의 한 구절이다. 스마트폰 문자메시지에 이를 새겨 넣은 신 감독의 좌우명처럼 겸손하게 2012∼2013시즌을 준비한 삼성화재는 그래서 이겼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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