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행 비행기도, 오키나와행 비행기도 타지 못했지만 쉼 없이 구슬땀을 흘렸다. SK의 새로운 4번타자 자리를 노리는 이재원이 힘차게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스프링캠프 불발…개인훈련 구슬땀
“5kg 감량 성공…4번타자 도전한다”
2012년 9월 드디어 ‘민간인’이 됐다. 상무에서 제대한지, 채 2주도 지나지 않아 대타 만루홈런을 터트렸다. 2012시즌 직후 이호준이 NC로 이적하면서, 팀의 4번타자 자리가 비었다. 2013시즌을 앞둔 이재원(25)의 의욕은 어느 때보다 높았다. 그러나 돌발변수가 생겼다. 지난해 11월 대만에서 열린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 참가했다가 왼 손목에 피로 골절이 생겼다. “점차 충격이 쌓이고 있었는데, 잘 몰랐던 것 같아요. 스윙을 하는데 ‘뚝’하고 뼈 부러지는 소리가 나더라고요.” 결국 지난해 12월 수술대에 올랐다.
1월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 1차 스프링캠프는 물론이고 2월 일본 오키나와 2차 스프링캠프에도 합류하지 못했다. 그러나 국내서 누구보다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현재 수비훈련은 정상적으로 소화하고 있고, 70%의 힘으로 티배팅도 진행 중이다. ‘4월 중 복귀’라는 목표는 현실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28일에도 이재원은 문학구장과 송도LNG구장을 오가며 담금질을 이어나갔다. 우선 지난 시즌보다 갸름해진 턱 선이 눈에 띄었다. 5kg을 감량한 덕분이다. “전지훈련 못가서 운동 게을리 했다는 말은 듣기가 싫었어요. 체중관리에도 신경을 썼습니다.” 이날 그는 점심식사도 ‘단백질 셰이크’로 대신했다.
사실 복귀시점을 개막전에 맞출 수도 있었다. 마음이 급했던 것도 사실이다. “(최)윤석이 등 동기들이 오키나와에서 훈련하는 생각을 하면, 제 마음도 그곳에 가있는 것 같았어요.” 그러나 더 길게, 더 멀리 보기로 했다. “무리하다가 한 시즌을 그르칠 수 있다. 네 자신을 내려놓아라”라는 김용희 2군 감독의 조언이 큰 깨달음을 줬다.
현재 SK에선 박정권, 안치용, 조인성 등이 4번타자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비록 국내에 있지만 이재원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후보다. 이재원은 “(훈련량 덕분에) 지금 내 스스로에게 자신이 있다. 4번타자 자리에도 도전하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문학|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