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트레이스 유’, 똘기 충만한 두 남자에게 ‘빠져 봅시다~’

입력 2013-03-25 22: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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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기 충만한 두 남자가 서울 대학로를 땀으로 흠뻑 적시고 있다.

2월 5일부터 시작한 뮤지컬 ‘트레이스 유’는 록 음악으로 대학로 일대를 흔들어 놓고 있다. 반응도 심상치 않다. 막을 올린 지 한 달 만에 5번 이상 재관람한 관객만 500명이 넘는다. 한 번 찾아온 관객을 다시 오게끔 하는 중독성이 있음이 분명하다.

‘트레이스 유’(Trace U·연출 김달중)는 록 클럽 ‘드바이’에서 공연을 하며 살아가는 보컬리스트 구본하(이율·손승원·윤소호)와 클럽 주인인 이우빈(최재웅·이창용·김대현)의 2인극. 매일 클럽을 찾아오는 한 여성에게 마음을 빼앗긴 본하는 그 여성에게 만나자는 쪽지를 남겼지만 여자는 오지 않는다. 떠나간 여인을 잊지 못한 본하는 결국 약물에 손을 대며 우빈과 갈등을 빚는다. 극은 점점 본하의 내면으로 들어가고 우빈과 본하의 미스터리한 관계가 펼쳐진다.


전체적으로 극은 낯설고 재미있고 심오하다. 우선 무대에 있는 양쪽 대형 스크린에서 나오는 영상기법이 기발하다. 배우들이 노래하는 모습을 스크린으로 쏴 콘서트나 록카페에 온 기분이 나게 한다. 다른 공연장에서 접하지 못했던 신선함이 있다.

배우들의 연기는 소름이 돋을 정도다. 상상을 깨는 연기가 계속해서 펼쳐진다. 배우들이 캐릭터를 완벽히 빨아들여 연기를 보여줬고 그 흡입력이 관객에게까지 고스란히 전달된다. 스토리도 제법 탄탄해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재미있다. 배우들의 대사와 애드리브 그리고 라이브 밴드 음악까지 관객이 충분히 웃고 즐기다 갈 수 있다.

하지만 웃고 즐기고만 간다면 ‘트레이스 유’를 다 본 것이 아니다. ‘트레이스 유’는 관객이 집으로 돌아갈 때, 자아에 대한 의문점을 남겨주며 마음의 여운을 남긴다. 재미속에 감춰진 심오함을 느껴보는 것도 좋은 감상법이 될 수 있다.


‘트레이스 유’는 극이 끝났다고 모두 끝난 게 아니다. 커튼콜이 하이라이트다. 이번에는 진짜 록 콘서트다. 관객도, 배우도 땀에 흠뻑 젖어 미친 듯이 논다. 배우는 1,2층을 오가며 관객과 하이파이브를 하기도 한다. 관객들의 충성도도 놀랍다. 마치 아이돌의 콘서트를 온 듯 모든 뮤지컬 넘버를 외워서 부르는 관객이 대다수. 또한 90% 이상이 여성관객으로 남성관객은 자칫 외로워질 수 있다.

기존에는 최재웅·윤소호, 이창용·이율, 김대현·손승원이 페어를 이뤘다면 3월 말부터는 파트너를 바꾸며 무대를 꾸민다. 새롭고 다양한 색으로 감상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4월 28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 (문의. GAN 프러덕션 T. 070-7519-9734)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간 프로덕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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