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볼턴)이 26일 카타르전에서 완벽한 모습으로 부활했다. 27일 스포츠동아와 인터뷰에서 “부상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와 볼턴의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카타르전에서 왼발 슛을 시도하는 모습.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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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부위 통증 없어 몸 상태 최고
철 드니 축구 보는 눈도 더 넓어져
1부 승격도 기왕이면 볼턴과 함께”
이청용(25·볼턴 원더러스)은 26일 열린 카타르와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5차전(2-1 한국 승)에서 완벽한 경기력으로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90분 드라마의 방점은 손흥민(함부르크SV)이 찍었지만 묵묵히 제 위치에서 역할을 다한 이청용의 움직임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스포츠동아는 27일 오전 이청용과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이청용은 28일 영국으로 출국한다.
○태극마크 & 월드컵
-카타르전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스스로도, 대표팀에게도 엄청난 자신감을 얻은 하루였다. 한국축구가 왜 월드컵에 나갈 수 밖에 없는지 보여준 것 같다. 브라질월드컵이 내년이다. 아직 실감은 안 나지만 행복한 대회가 됐으면 한다.”
-정말 오랜만에 국내 A매치에 나왔는데.
“작년 9월 우즈베키스탄과 최종예선 3차전 원정(1-1 무승부)도 치렀고, 10월 이란 원정(0-1 한국 패)에도 동행했는데, 태극마크를 달고 홈에서 뛴 건 오래 전(2011년 6월 가나 평가전)이었다. 너무 행복했다.”
-홈 팬들의 응원도 대단했다.
“그 함성이 항상 그리웠다. 부상으로 수술하고 재활하면서 끊임없이 ‘다시 한국에서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뛸 때 나도 잘하고, 이기고, 박수 받자’고 다짐했다.”
-얼떨떨하지 않았나?
“몸 상태가 워낙 좋았다. 그래서 긴장이 덜 됐다. 100% 만족할 수는 없어도 내가 생각했던 분위기와 비슷했다.”
-솔직히 무승부가 걱정되긴 했다.
“전광판 시계가 90분이 되고, 대기심이 추가시간을 알려줄 때는 정말 답답하더라. 잘 하고 원했던 결과를 못 내면 얼마나 서운한가. 카타르가 후반 들어 체력 저하가 뚜렷해 보였는데. 그래서 동료들과 목청껏 소리 지르고 독려도 했다.”
-하루 휴가를 받았다.
“소속 팀이 날 배려해줬다. 예정대로라면 오늘(27일) 인천국제공항에 나갔어야 했다. 생각지도 못했던 휴가가 생겼다. 지난 주말 외출을 받았을 때 시간이 짧아 미처 만나보지 못했던 친구들을 만나게 됐다.”
○트라우마 & 생존
-부상에 대한 우려도 많았다.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부상 부위 통증도 없고, 볼턴에 막 입단했을 때와 비슷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제 아프지 않다.”
-(부상을 입힌) 톰 밀러를 원망해본 적이 있나?
“밉지 않았다면 당연히 거짓이다. 좋아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그래도 이젠 신경 안 쓰고 있다. 잘 회복됐고, 다 지나간 일이니.”
-부상 전후의 이청용은 어떻게 변했나.
“정신적으로나 몸으로나 여유가 생겼다. 어떻게 안 다칠 수 있는지 생각하게 되고. 긍정을 알게 됐다고 할까? 경기장 밖에서 축구 보는 눈도 넓어졌고. 이제 철이 드니 조금씩 눈에 들어온다.”
-이제 운명의 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볼턴이 플레이오프를 통해 프리미어리그에 재입성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1부 리그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 그래도 급하게 생각지 않는다. 나도 팀도 발전해야 한다. 기왕이면 나와 함께 할 팀이 볼턴이었으면 한다. 다른 곳보다 날 인정해주고, 나 또한 애정이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