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플러스] 불곰들 20안타 ‘복수극은 화끈했다’

입력 2013-05-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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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타자들이 또 한번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두산 최준석(왼쪽 끝)이 9일 문학 SK전 4회 무사만루서 양의지의 적시타 때 홈을 밟은 뒤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문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전날 SK전 10점차 대역전패 후유증 극복
이종욱 4안타·최준석 홈런 포함 4안타
홍성흔·김동주도 3안타 중심타선 폭발


두산의 뚝심이 상종가를 치던 SK를 잠재웠다.

두산은 8일 문학 SK전에서 프로야구 역대 최다점수차(10점) 역전극의 희생양이 되는 아픔을 맛봤다. 적잖은 후유증이 예상됐다. 9일 경기 전 문학구장을 적시던 보슬비가 굵은 소나기로 바뀌자, 우천순연이 이뤄지길 바라는 구단 관계자도 있었다. 그러나 9일 SK전에서 두산 선수들은 전에 없이 투지를 불살랐다. 대역전패의 후유증은 오간데 없이 사라진 듯했다. 오히려 무기력하게 무너진 쪽은 전날 10점차를 뒤집은 SK였다.


○중심타선 폭발, 살벌한 응집력

비록 8일 대역전패의 낭패를 맛봤지만, 중심타선이 살아났다는 사실은 두산으로선 반가운 소식이었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9일 경기를 앞두고 “부진했던 중심타선이 살아났다. (8일) 1회에 9점을 내지 않았는가. 타선은 더 바랄 것이 없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9일에도 두산 타선에는 ‘크레이지 모드’가 발동됐다. 부상(햄스트링) 회복 후 이날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이종욱은 3루타를 포함해 6타수 4안타 1타점 3득점으로 공격의 물꼬를 텄고, 최준석도 8회 1점홈런(시즌 2호)을 포함해 4안타를 폭발시켰다. 홍성흔은 전날에 이어 2연속경기 3안타를 뽑았고, 김동주도 3안타를 치며 부진을 털어냈다. 무려 4명이 3안타 이상을 생산하는 등 두산 타선은 총 20안타로 SK 마운드를 초토화시켰다.

두산 타선은 2-0으로 앞선 4회 3점을 보탠 것도 모자랐는지 5회 4점, 8·9회 1점씩을 추가했다. 마치 SK에 ‘또 역전해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듯했다. 최종 스코어 11-2의 완승. 두산 타자들의 응집력에 SK 에이스 조조 레이예스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레이예스는 4이닝 동안 11안타 3볼넷 9실점으로 난타를 당했다. 9점은 레이예스의 올 시즌 최다실점이다.


○5이닝 무실점으로 부진 씻은 김선우

마운드에선 김선우가 빛났다. 올 시즌 김선우는 좀처럼 타선과의 밸런스가 맞지 않았다. 그가 호투한 날에는 타선이 침묵했고, 타선이 터진 날에는 그가 부진했다. 이날 등판 전까지 1승3패, 방어율 4.30의 성적이 이를 증명한다. 그러나 9일 김선우와 두산 타선은 시즌 처음으로 호흡을 제대로 맞췄다. 타선이 활화산처럼 터지는 동안 김선우는 5이닝 4안타 3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로 마운드를 지켰다. 정교한 제구력으로 SK 타선을 봉쇄한 김선우의 투구에선 전날 역전패에 상처받은 후배들을 대신해 SK를 혼내주려는 큰 형의 우직함이 묻어났다. 결국 김선우는 3일 잠실 LG전 4.2이닝 6실점의 부진을 씻고 시즌 2승째를 올렸다.

문학|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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