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수첩] 우리베 한방으로 완성한 매팅리 승부수

입력 2013-10-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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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후안 우리베. 동아닷컴DB

커쇼 내세우고도 패전 위기…극적 반전
우리베 번트 실패 후 강공 역전 투런포
다저스 가장 먼저 챔피언십시리즈행
CS 3차전 예약 류현진 명예회복 기회


LA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의 승부수가 통했다. 다저스가 2009년 이후 4년 만에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진출에 성공했다. 7일(한국시간) 류현진이 선발 등판한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5전3선승제) 3차전을 타격전 끝에 13-6으로 잡은 매팅리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8일 4차전 선발로 리키 놀라스코를 못 박았다. 그러나 정규시즌 마지막 3경기에서 놀라스코가 승리 없이 2패를 당하고 방어율도 12.75나 된 점이 매팅리 감독의 마음을 흔들었다. 4차전 개시를 5시간 정도 앞두고 다저스 구단은 놀라스코 대신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의 선발 출격을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4차전에서 무조건 승리해 5차전을 치르기 위해 다시 애틀랜타로 가는 상황을 막겠다는 초강수였다.

지금까지 커쇼는 단 한 번도 3일 휴식 후 마운드에 오른 적이 없었다. 게다가 4일 열린 1차전에서 삼진을 12개나 잡아내며 7이닝 1실점의 눈부신 호투를 펼쳤지만, 투구수가 124개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커쇼의 4차전 등판은 무리수라는 우려도 따랐다. 그러나 다저스 선발진에는 또 다른 에이스 잭 그레인키가 버티고 있어 이 같은 결정이 내려졌다. 만에 하나 4차전을 내준다고 해도 5차전에서 그레인키가 5일 만에 정상적으로 등판할 수 있는 점이 고려된 것이다.

커쇼는 4차전 초반부터 시속 95마일(153km)에 달하는 강속구를 뿌리며 컨디션에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과시했다. 그러나 수비실책에 발목을 잡혔다. 3차전까지 단 1개의 에러도 범하지 않았던 다저스 내야진이 2-0으로 앞선 4회초 1루수 아드리안 곤살레스와 2루수 마크 엘리스의 잇따른 악송구로 브레이브스에 2점을 헌납하고 말았다.

6회까지 91개의 공을 던진 커쇼는 삼진 6개를 잡아내며 3안타 2실점(무자책)을 기록한 채 마운드에서 물러나야 했다. 7회초에는 커쇼를 구원한 로날드 벨리사리오의 난조로 2-3으로 역전까지 당해 매팅리 감독의 승부수는 실패작으로 판명되는 듯했다.

아웃카운트 6개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브레이브스는 우완 강속구 투수 데이비드 카펜터를 8회말 마운드에 올렸다. 선두타자 야시엘 푸이그가 2루타를 치며 동점 기회를 잡자, 매팅리 감독은 다음타자 후안 우리베에게 번트를 지시했다. 그러나 우리베는 두 번 모두 번트에 실패하며 불리한 볼카운트로 몰렸다. 절체절명의 순간, 백전노장 우리베는 카펜터의 몸쪽 슬라이더를 공략해 좌측 담장을 넘기는 극적인 역전 결승 2점아치를 그렸다. 결국 4-3으로 승리한 다저스는 3승1패로 가장 먼저 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었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또 다른 NLDS의 승자와 겨루게 될 NLCS에선 그레인키가 1차전에 선발로 나서고, 커쇼가 4일 휴식 후 정상적으로 2차전에 등판할 수 있다. 브레이브스와의 3차전에서 3이닝 4실점으로 체면을 구겼던 류현진도 명예회복의 기회를 잡았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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