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PS 특강] 박병호 홈런·김현수 무안타…1차전 ‘4번타자’서 갈렸다

입력 2013-10-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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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가을은 홈런으로 시작됐다. 넥센 박병호(오른쪽 끝)가 8일 목동에서 열린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1회말 2사 후 중월솔로홈런을 쏘아올리고 있다. 자신의 생애 첫 포스트시즌 타석에서 터뜨린 홈런포였다. 목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박병호, 150km 직구 통타 PS 첫 대포
김현수 타구는 모두 내야 못 벗어나

두산, 스퀴즈 실패 등 번번이 찬스 날려
넥센 투수기용 성공…이성열 기용도 굿


준플레이오프 1차전은 양 팀 4번타자의 싸움에서 명암이 갈렸다. 넥센 박병호는 생애 첫 포스트시즌 첫 타석에서 홈런을 때리며 활약했고, 두산 김현수는 한번도 살아나가지 못했다.


● 4번타자 싸움에서 갈렸다!

타선의 중심에 4번타자가 있다. 강한 4번타자의 존재는 팀 승리에 절대적 영향을 끼친다. 생애 첫 포스트시즌에 나선 박병호는 1회 첫 타석에서 홈런을 쳤다. 니퍼트의 시속 150km 직구를 가운데 담장으로 넘겼다. 1-0에서 2-0으로 앞서가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박병호는 홈런을 때린 뒤 연거푸 볼넷으로 출루했다. 2번째 타석에선 고의4구로 나갔고, 3번째 타석에선 볼넷으로 나가 득점을 올렸다. 9회말 2사 2·3루서 이택근이 결승타를 때린 데는 다음타자가 4번 박병호였다는 점이 작용했다. 두산 정재훈은 이택근과 승부할 수밖에 없었고, 이택근은 차분히 자신의 공을 기다렸다. 박병호는 1홈런 2볼넷 2득점을 기록하며 4번타자의 위용을 뽐냈다. 페넌트레이스에서 보여준 홈런왕 박병호의 파괴력은 엄청났다. 포스트시즌에서도 그는 최고의 4번타자였다.

상대적으로 김현수는 4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4타석 모두 타구가 내야를 벗어나지 못했다. 정규시즌에서 넥센 선발 나이트에게 11타수 10안타로 강했지만, 자신감 있는 스윙을 하지 못했다. 특히 2-2 동점인 6회 1사 3루서 평범한 유격수 땅볼로 물러난 게 아쉬웠다. 나이트는 김현수를 잡을 승부구로 체인지업을 던졌고, 김현수는 대비하지 못했다.


● 공수에서 여러 차례 나온 두산의 실수

2회 1사 1·3루서 스퀴즈번트 실패로 앞서갈 기회를 놓친 게 컸다. 1사 후 나이트가 연속 4안타를 맞아 2-2 동점이 됐고 투수가 상당히 흔들린 상황인데 김재호가 초구에 세이프 티 스퀴즈를 했다. 타구는 포수 앞에 떨어졌고, 3루주자 정수빈이 런다운에 걸려 아웃됐다. 김재호의 판단이라면 좀더 정확한 번트를 했어야 했다. 흔들리던 나이트가 살아난 계기가 됐다.

4회 2사 후 2루타를 치고나간 정수빈이 3루 도루에 실패한 장면도 아쉬웠다. 의욕은 앞섰지만 결과적으로 무리였다. 1회말 무사 1루서 서건창의 도루 때 양의지의 2루 송구 실책도 아쉬운 장면이다. 너무 쉽게 선취점을 허용했다. 공격에서 7번 정수빈이 9회 극적인 동점타를 포함해 4안타로 활약한 게 그나마 위안이었다.


● 창단 첫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이긴 넥센

선발 나이트에서 한현희-강윤구-손승락으로 이어지는 투수 기용이 깔끔했다. 손승락이 9회 2사 후 승부를 서둘다 동점을 내줬지만, 끝내기안타로 이겨 좋은 약이 됐다. 1번 서건창과 2번 서동욱의 테이블세터진의 컨디션이 좋았고, 7번에 이성열을 기용한 것도 성공했다.

두산의 빠른 발도 잘 묶었다. 올 시즌 두산에 28개의 도루를 내주며 두산전 도루저지율이 0.150이었지만 1개의 도루만 내주고 1차례 저지했다. 피치아웃과 투수의 견제노력이 두산을 움츠리게 했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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