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스쿨 졸업 후 첫 솔로 ‘후 아 유?’ 발표…‘가희 2.0’의 시작

입력 2013-10-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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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희의 첫 음반은 애프터스쿨의 연장선이었다면, 이번엔 온전한 ‘솔로가수 가희’의 작품으로 탄생됐다. 그래서 앨범 제목도 ‘후 아 유?’라고 정체성을 묻고 있다. 사진제공|플레디스

‘애프터스쿨’ 잔여물 모두 다 털어냈어요
작업땐 기존 스태프들 일부러 안 만나기도…
꾸미지 않는 모습…‘솔로 가희’ 보여드릴게요



마음 비웠더니 친분없던 뮤지션들과 새 곡 인연
“타이틀곡 ‘잇츠 미’ 가희만의 음악” 평가 뿌듯
신인의 맘으로 준비…‘후 아 유?’ 새 출발이죠


가희(박지영·32)가 애프터스쿨을 ‘졸업’할 무렵인 2012년 봄은 그에게 질풍노도의 시기였다. 애프터스쿨 활동을 하면서 쌓였던 스트레스가 폭발한 것이다.

길만 보고 산을 오르면 풍경을 볼 수 없다. 욕심이 많았지만 여유는 없었다. 애프터스쿨의 퍼포먼스는 항상 완벽해야 했고, 리더로서 멤버들을 이끌어야 했다. 해야 할 일은 늘 많았다. 자연스레 소속사와 ‘부부싸움’ 같은 감정의 충돌도 있었다. 돌아보면 “애프터스쿨로 활동하면서 나와 다른 모습으로 산 것 같”았다.

하지만 그 시기를 “좋은 친구들 덕분에” 잘 벗어날 수 있었다. 신앙도 도움이 됐다. 미국 여행은 새로운 꿈을 꾸고, 다시 태어날 수 있게 해준 계기가 됐다.

방황을 끝낸 가희는 10일 두 번째 앨범 ‘후 아 유?’를 냈다. 2011년 2월 첫 솔로앨범을 냈지만 이번 작품은 애프터스쿨 졸업 후 첫 작품이다. ‘솔로가수 가희’로서 새 출발이다.

가희는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발표의 기한을 정해두지 않았다. “여유 있게 사람들을 만나고 천천히 준비하자는 생각”이었다.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니 기회는 잇달아 찾아왔다.

미국 여행 중 “어쩌다보니” 현지의 많은 작곡가들을 만날 수 있었고, “너무 미국 스타일이라 수록하지 못했지만” 힙합스타 릴 웨인의 ‘롤리팝’을 만든 작곡가에게서도 곡을 받았다. 스케이트보드 타면서 알게 된 윤도현에게서도 곡을 받았다. 타이틀곡 ‘잇츠 미’도 성경공부 모임에서 만난 로티플스카이의 작품이다.

용감한 형제 등 어렵지 않게 곡을 받을 수 있는 절친한 유명 프로듀서도 많았지만 가희의 이번 앨범은 “작업 이전까지는 친분이 없던 뮤지션들”의 작품으로 채워졌다.

“참 신기한 일이었다. 원래 알던 사이가 아니었는데, 조급해하지 않고, 천천히 작업하다보니 좋은 곡들이 나왔다. 작업하면서 ‘모든 것들이 헛되지 않게, 의미 있게 해 달라’고 했던 기도가 현실로 이뤄진 것 같다.”

가희는 곡을 수집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자, 아이돌 틈에 내가 끼지 말자”고 다짐했다. 또 귀 기울여 들을 수 있는 곡들을 담자고 마음먹었다. 타이틀곡 ‘잇츠 미’는 그런 다짐을 충족시켜줄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던 곡이었고, 첫 방송 무대 후에는 주위로부터 “가희 아니면 못하는 음악”이라는 평가를 들을 수 있었다.

“방송 무대 후 특히 여성들이 좋아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그리고 타이틀곡뿐만 아니라 다른 수록곡들도 좋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타이틀곡 외 다른 곡들도 구색 맞추기가 아니라, ‘가희가 성숙해졌구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가희는 이제 오롯이 솔로가수 가희로 봐주길 원했다. 앨범 작업의 과정에서 “덕지덕지 남아 있는 애프터스쿨의 ‘잔여물’들을 다 떼어 내고”, 꾸미지 않은 자신의 본연의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는 데 신경을 쏟았다고 했다. 실제로 이번 앨범을 작업하는 동안 애프터스쿨 시절 함께 했던 스타일리스트, 댄스팀, 헤어·메이크업 등 기존 스태프는 한 명도 만나지 않았다. 무대의상에서 장신구 하나 없이 단정한 재킷을 입은 것도 그런 의지의 표현이다.

“오해는 마시라. 애프터스쿨이 싫어서가 아니라, 그 시절에서 벗어나 모든 걸 바꾸고 싶어서다.”

가희는 인터뷰를 마치며 쑥스러운 듯 말했다. 멋쩍은 말투였지만, 다부진 각오와 심경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궁색해 보일지 모르겠지만 저, 진짜 신인의 마음으로 준비했다. ‘신인가수가 나왔구나’ 하는 시선으로 바라봐주시면 좋겠다.”

새 앨범 ‘후 아 유?’는 ‘가희2.0’의 시작이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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