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석 코치. 스포츠동아DB
야수는 넘쳐나는데 투수는 적어
차명석 코치 “알아서 잘 해줄 거야”
LG 김기태 감독은 18일 오후 1시쯤 잠실구장에 도착했다. 오후 1시30분부터 팀의 자율 훈련이 예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감독은 덕아웃에 들리지 않은 채 감독실로 직행했다. 그 이유에 대해 김 감독은 “자율훈련이지만 감독 마음에는 ‘꼭 훈련에 나와줬으면 하는 선수’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내가 밖에서 훈련을 지켜보면 혹여 그런 선수가 안 나왔을 때 서운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설명했다. ‘자율’이라는 약속을 선수들에게 했기에 불참한 선수의 의견도 존중하겠다는 김 감독의 배려가 담겨 있었다.
실제로 LG 타자들은 플레이오프 2차전까지의 득점력 부진을 의식해서인지 주장 이병규(9번), 박용택, 이진영, 정성훈 등 베테랑급부터 솔선수범해 자율훈련에 참여했다. 반면 투수조는 대거 불참했다. 이날 잠실구장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낸 투수는 2차전 선발이었던 리즈가 유일했다. 리즈는 등판 다음날이라 러닝훈련을 위해 나왔다. 투수조 최고참 류택현도 구장에 나왔지만 실내운동에만 집중했다.
이 탓에 머쓱해진 사람이 있었으니 차명석 투수코치다. 자율훈련이지만 투수들이 나올 수 있어서 차 코치는 일찌감치 잠실구장으로 출근했다. 그는 “선수들이 나오는데 코치가 안 나오면 말이 안 될 것 같아서 야구장을 찾았는데 온 녀석들이 없다”고 한탄(?)했다. 그러나 그 말속에선 ‘코치의 눈치를 보지 않는 탈권위적 분위기 속에서 투수들 스스로 컨디션을 잘 조절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엿보였다.
잠실|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