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이 개막한 가운데 전남과 전북의 이른바 호남 라인이 강력한 전력으로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8일 부산을 꺾은 뒤 환호하고 있는 전북 선수들. 사진제공|전북현대 축구단
전남은 ‘현영민·스테보 효과’ 서울 격파
K리그 클래식 호남선에 훈풍이 불고 있다. 올해 나란히 창단 20주년을 맞은 전북 현대와 전남 드래곤즈가 정규리그 개막전에서 이기며 기나긴 레이스의 첫 단추를 잘 꿰었다. 전북은 부산을 3-0으로 이겼고, 전남은 서울을 1-0으로 꺾었다. 전주(전북)와 광양(전남)에 연고한 양 구단은 대표적인 호남 라인. 올 시즌 새 팀을 만들었다고 할 정도로 대대적인 전력 보강을 이뤘다.
● 베테랑 콤비가 엮은 승점 3
지난 시즌 3위 전북은 선수단에 많은 변화를 가했으나 팀 색채만큼은 바꾸지 않았다. ‘닥공(닥치고 공격)축구’는 확실했다. 위기도 있었고, 슛 횟수도 12-10으로 큰 차이는 없었다. 하지만 볼 점유율은 56-44(%)에 달했고, 실제경기시간(APT) 역시 33분으로 26분의 상대와 차이가 컸다. 물론 예고된 측면도 있었다. 2월26일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예선 1차전(홈)서 3-0 대승을 챙긴 전북이다. 같은 스코어, 화끈한 공격력까지 닮은꼴이라도 차이는 있었다. 이번에는 베테랑들의 활약이 더해졌다. 부상으로 요코하마전에 결장했던 공격수 이동국(35)과 겨울이적시장에서 영입된 미드필더 김남일(37)이 전방과 허리를 책임지며 클래스를 증명했다. 골 맛은 보지 못했지만 존재 가치는 충분했다.
전남의 경우는 다르다. 그동안 젊은 혈기와 패기로 승부해온 전남은 전력 강화 효과를 누리고 있다. 영입한 베테랑 콤비가 중심. 왼쪽 풀백 현영민(35)은 물론 K리그에서 7시즌을 보낸 마케도니아 골게터 스테보(32)도 수원 삼성 시절 얻은 ‘서울 킬러’의 명성을 지켰다. “이긴다는 장담은 할 수 없어도 해볼만 하다는 생각”이라는 전남 하석주 감독의 예상이 적중했다. 골 여부를 떠나 스테보가 상대 수비수들을 달고 다니다보니 주변에서의 공간 창출이 용이해진 측면이 크다는 게 하 감독의 생각. 이종호가 얻은 서울전 페널티킥 결승골 찬스도 스테보의 패스가 시발점이었다. 고질이던 측면 수비 불안도 현영민의 존재로 안정을 찾았다. 전남은 최근 서울 원정 무득점 4연패를 포함, 5연패에서 탈출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