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선화 “제니를 만난 건 ‘신의 선물’”

입력 2014-05-09 22: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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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한선화가 드라마 ‘신의선물’에서 제니 역을 맡아 물오른 연기력을 선보였다. 정준화 기자 jjh@donga.com

가수 한선화가 드라마 ‘신의선물’에서 제니 역을 맡아 물오른 연기력을 선보였다. 정준화 기자 jjh@donga.com

[인터뷰] 한선화 “제니를 만난 건 ‘신의 선물’”

짙은 선글라스에 짧은 미니스커트, 간드러진 필살 애교와 거침없는 액션까지. 지난달 종영한 SBS 드라마 ‘신의 선물-14일’ 속 캐릭터 제니는 극의 청량감을 더하는 인물이었다. 배우로 변신한 한선화(25)는 제니를 맛깔나게 소화했다. ‘시크릿의 한선화’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함께 출연한 조승우 이보영 등 기라성 같은 배우들 사이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며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여기저기서 ‘한선화의 재발견’이라는 극찬이 쏟아졌다.

“아직도 얼떨떨하네요. 좋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기분은 좋지만 부담과 책임감이 조금 생긴 것 같아요. 제가 이런 극찬을 받아도 되나 싶기도 하고요.”

놀라움을 배가시킨 건 상대적으로 낮았던 기대치였다. 사실 ‘신의 선물’은 그의 두 번째 작품. 한선화는 지난해 2월 방송된 KBS ‘광고천재 이태백’을 통해 한 차례 연기를 선보인 바 있다. 하지만 ‘연기돌’의 한계를 드러냈고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엔 확실히 달랐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마음가짐 자체가 달랐어요. 이번에는 아이돌임을 내려놓고 신인연기자의 자세로 임했죠. 극의 전개와 그 안에서 내가 맡은 캐릭터의 역할에 대해 생각했고,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공부하고 또 공부했어요.”

한선화는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진정성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 다음에는 어떤 연기를 하게 될지 설렌다.”고 말했다. 정준화 기자 jjh@donga.com

한선화는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진정성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 다음에는 어떤 연기를 하게 될지 설렌다.”고 말했다. 정준화 기자 jjh@donga.com





숲을 보는 통찰력은 한선화가 극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그가 맡은 캐릭터 제니를 더욱 빛나게 한 건 ‘디테일’이었다. 한선화는 대본에 없는 표정과 제스쳐, 리액션과 소품까지 신경 쓰며 조금씩 ‘제니’를 만들어나갔다.

“예능과 음악 프로그램에서 보던 한선화가 제니에게서 보인다면 큰 잘못이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캐릭터 연구에 힘을 쏟았죠. 그러다 보니 제니에 대한 애정이 생기더라고요. 전지현 선배가 영화 ‘도둑들’에서 맡았던 예니콜 캐릭터에서 힌트를 얻기도 했어요.”

캐릭터에 대한 애정은 비약적으로 향상된 연기력의 비결이었다. 특히 12회 등장한 제니의 자해 장면은 극찬이 쏟아지기 시작한 분수령이 됐다. 제니는 짝사랑하는 동찬(조승우 분)을 위해 정신병 환자처럼 보여야 했고, 이에 넋이 나간 표정으로 자신의 뺨을 사정없이 때렸다. 한선화는 이 장면을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제대로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연기를 잘한다는 것을 어필하고 싶은 마음이 아니라 제니가 정말 어떤 아이인지 그 내면을 확실히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이었죠. 앞의 내용들을 곱씹어가면서 계속 연습했어요. 때리는 것도 정말 온 힘을 다했죠.”

연기자로서의 욕심이 생겼다는 건 앞으로의 가능성을 시사한다. ‘신의 선물’은 가수 한선화에게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을 열어준 선물 같은 작품이었다.

“나 자신에 대해 재발견을 할 수 있게 해준 작품이었어요. 새벽 내내 대본을 읽고 밤을 새워가며 연습하고 그런 제 모습이 신기했죠. 분명히 힘들었을 텐데 행복했고 즐거웠어요.”

한선화는 신에게 선물을 받는다면 어떤 것을 받고 싶으냐는 질문에 “나이”라고 답했다.

“빨리 나이가 들었으면 해요. 많은 것을 경험하고 싶어요. 그러면 제가 제대로 소화할 수 있는 역할들이 많아질 거 같아요.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진정성 있는 연기를 하고 싶거든요. 다음에는 어떤 연기를 하게 될지 설레고 기대돼요.”

동아닷컴 정준화 기자 jj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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